증권 채권

연준 '매파' 입장 취하자...단기債 상승, 장기債는 하락

■美연준 금리0.25%P 인하에 채권시장 '갈팡질팡'

국고채 3년물 금리 2.0bp↑...10년물은 0.5bp 떨어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약 두 달 만에 기준금리를 또다시 인하한 19일 국내 채권시장에서 다소 혼동된 반응이 나타났다. 연준이 금리를 내리면서도 추가 인하에 대해서는 신중한 모습을 내비쳤기 때문이다. 이에 단기물의 금리는 상승한(채권값 하락) 반면 장기채권의 금리는 떨어지는(채권값 상승) 혼조세를 보인 것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올해 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한 차례 더 인하할 것으로 보면서도 채권금리 방향에 대한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이날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1.309%)보다 2.0bp(1bp=0.01%포인트) 오른 연 1.329%에 마감했다. 반면 장기물의 금리는 하락세를 보여 10년물의 경우 전 거래일(1.468%) 대비 0.5bp 하락한 1.463%에 마감했다.


이 같은 혼조세는 연준이 매파적인 입장을 취하면서 금리 인하를 단행했기 때문이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금리 인하를 결정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만약 경제가 하강하면 연속적인 금리 인하가 적절할 것”이라면서도 “경기하강은 우리가 보고 있다거나 예상하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번 기준 금리 인하가 이른바 ‘보험성’이라는 것을 강조하자 이에 방향성을 잡지 못하는 장세가 펼쳐졌다는 분석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단기금리는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약해지면서 상승한 반면 장기물은 경기 위축에 대한 우려가 더 반영돼 하락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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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채권 시장에 대한 전망도 엇갈리는 양상이다. 우선 채권 시장 강세를 점치는 전문가들은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줄지 않고 저물가 상황을 대처하기 위해 한은이 연내 추가로 기준금리를 내릴 것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미 연준의 입장이 매파적일 것이라는 건 이미 시장에서 예상했던 모습”이라면서 “하지만 국내는 미국과 달리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더 크고 한은도 이에 맞게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경기 상황과 한은의 금리 인하로 채권 시장은 강세장을 이어갈 것이라는 설명이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도 “미 연준의 금리 인하로 오히려 한은의 통화정책 대응력이 커지게 된 셈”이라면서 “8월 중순 이후부터 채권 가격이 한 차례 조정을 받은 것도 향후 강세장이 나타날 수 있는 배경”이라고 했다.

하지만 반대되는 의견도 적지 않다. 채권 가격이 급격하게 떨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그렇다고 강세장이 나타나는 것도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현재 1.2~1.3%를 오가는 국고채 3년물의 금리 추세를 보면 기준금리를 한 차례 내린 상황을 이미 반영한 수준”이라면서 “한은이 연내 기준금리를 내리더라도 추가 매수에 나서기에는 부담스러운 시기”라고 했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미중 무역협상이 다시 악화되는 경우가 아니라면 8월과 같은 채권금리의 하락을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한은의 완화정책 기조를 고려하면 금리가 상승 추세로 변화하지는 않겠지만 금리의 하방 경직성은 강화될 것”이라고 했다.

이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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