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현지 일간 스트레이츠타임스에 따르면 센토사개발공사(SDC)는 올해 말 멀라이언상을 철거한다고 최근 밝혔다. 멀라이언상이 있는 멀라이언공원은 오는 10월20일까지만 운영되고 이 기간까지 멀라이언의 영상 상영, 조명 쇼 등 특별한 볼거리들이 준비된다.
멀라이언은 사자 머리와 물고기 몸을 지닌 상상의 동물로 싱가포르 전역에 멀라이언 조각상이 7개 있다. 이 가운데 지난 1995년 센토사섬에 세워진 37m 높이의 멀라이언상이 가장 크다. 센토사섬을 찾는 관광객들에게는 입에서 물줄기를 뿜어내는 멀라이언상을 배경으로 한 기념촬영이 필수 코스였다. SDC 측은 “멀라이언이 세워지면서 연간 400만~600만명에 불과했던 센토사섬 방문객이 1,900만명까지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상징물 왜 없애나
센토사섬 남북 잇는 거리 조성
정부, 남부해안 재개발 사업
부지 중심에 위치 철거 불가피
센토사섬 관광 활성화의 일등공신인 멀라이언상이 철거되는 것은 섬 북쪽과 남쪽을 잇는 거리를 조성하는 개발사업 때문이다. 조각상이 건설 부지 중심에 위치해 철거가 불가피해진 것이다.
SDC는 올해 말부터 섬 북쪽에 있는 리조트월드센토사(RWS)와 남부 해안을 연결하는 거리를 조성하는 사업에 돌입한다. 2022년까지 축구장 5.5배 크기인 3만㎡ 규모로 2층짜리 거리를 만들 계획이다.
이는 싱가포르 정부가 추진해온 남부해안지역 재개발 계획의 일환이기도 하다. 리셴룽 총리는 지난달 센토사섬과 브라니섬을 묶어 프리미엄 레저·관광지로 개발하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두 섬을 5개 구역으로 나누고 각각의 특색을 입히겠다는 구상이다.
센토사섬 상징물이 사라진다는 소식에 시민들과 관광객들은 아쉬움을 내비치고 있다. 현지 학생인 호벤앙(18)은 “멀라이언상은 센토사섬을 상징하고 싱가포르인들에게 일체감을 갖게 한다”면서 “그 조각상이 없다면 거기에 많은 명소가 생긴다고 해도 무의미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