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황으로 용량과 가격을 낮춘 ‘미니 화장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최신 화장품을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어 젊은 여성층이 지갑을 열고 있다.
22일 화장품업계에 따르면 적은 용량으로 기획된 미니 화장품 판매가 늘고 있다.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용량이나 가격 부담 없이 경험해볼 수 있는 미니 사이즈 화장품이 인기를 얻어감에 따라 불경기에도 1인당 화장품 구매 개수와 경험하는 브랜드 수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소비자 조사기관 칸타월드패널에 따르면 15~24세 소비자의 1인당 화장품 구매 브랜드 수는 2014년 6.61개에서 2016년 8.72개로 3년 사이에 약 2개 넘게 늘었다.
미니 화장품 출시는 화장의 유행이 빠르게 변화하는 트렌드와도 관련이 있다. 유행을 따라잡기 위해 화장품을 자주 바꾸게 되면서 다 쓰지 못하고 버리는 경우가 많아지고, 아예 소용량 제품을 선호하게 된 소비자가 많아졌다는 것이다.
특히 고가 화장품을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써 볼 수 있다는 게 미니 사이즈 제품의 가장 큰 매력. 이에 H&B 스토어들은 최근 미니 사이즈 화장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의 뷰티 편집숍 ‘시코르’는 ‘메이크업포에버’의 미니 프라이머, 미니 파우더, 미니 세팅 스프레이를 단독으로 선보이고 있다. 시코르 관계자는 “이번 달에는 목표 대비 10%가 넘는 매출 달성하고 있으며 주요 점포인 강남역점에서는 전체 매출의 약 10~15% 차지할 정도로 반응이 좋다”면서 “특히 캐셔 데스크 옆에 놓는 미니사이즈 제품들이 잘 팔려서 뷰티 브랜드들이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니 화장품 인기 트렌드는 유행이 빠르게 변하는 색조 화장품 부분에서 특히 뚜렷하다. 메이크업 브랜드 ‘베네피트’는 틴트, 블러셔, 아이브로우 펜슬 등 인기 제품 대부분을 소용량 크기로 선보이고 있다. 글로벌 색조 브랜드 ‘맥(MAC)’은 소용량 립스틱 세트를 H&B 스토어 올리브영에서 단독기획으로 판매하고 있다. 올리브영에 따르면 맥의 ‘섀이드 오브 러브 미니맥 립스틱 키트’는 올 5월 입점 후 온라인몰에서 최근 한 달(8월 17일~9월 16일) 간 전달 대비 매출이 179% 급증했다. 젊은 여성 층에게 인기가 높은 색조 브랜드 ‘페리페라’가 출시한 ‘미니미니 잉크 더 벨벳스틱 세트’는 같은 기간 매출이 86% 증가했다.
소용량 화장품의 인기가 본품을 뛰어넘는 경우도 있다. 지난해 4월 애경산업이 출시한 스킨케어 브랜드 ‘플로우(FFLOW)’는 스킨, 크림, 클렌징 등을 2주 사용 분량으로 내놨는데 올 상반기 플로우 공식 홈페이지에서 이 제품들의 판매 비중은 본품의 2배에 달했다. 플로우 관계자는 “스킨케어 제품의 경우 피부 컨디션과 타입에 따라 색조 화장품보다 더 신중하게 고르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똑똑한 밀레니얼 소비자들이 자신에게 맞는 제품을 찾고자 적은 용량의 화장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