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직접투자 유입이 꾸준히 늘어나며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주요 5개 국가가 고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의 생산거점이 중국에서 이들 아세안 국가로 옮겨가면서 한국도 이에 맞춰 대응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22일 한국은행은 ‘아세안 5국의 외국인 직접투자(FDI) 유입 배경과 전망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인도네시아·베트남·태국·말레이시아·필리핀 등 아세안 5국이 높은 성장률을 나타내고 있는 것은 외국인 직접투자의 역할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아세안 5개국에 대한 외국인 직접투자액은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 337억달러에서 지난해 686억달러로 2배 이상 늘었다. 전 세계 외국인 직접투자 유입액에서도 아세안 5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9년 1.9%에서 지난해 5.3%로 상승했다.
2016~2018년 중 투자금액 비중을 투자 실행 국가별로 보면 싱가포르(26.3%), 일본(22.5%), 홍콩(10.7%), 중국(7.3%) 순으로 많았다. 한국(7.1%)은 그 뒤를 이었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중국이 담당해왔던 글로벌 생산거점의 역할이 향후 아세안 5국으로 이전되는 과정에서 글로벌 기업의 외국인 직접투자가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최근 심화하는 미·중 무역분쟁도 아세안 5국으로의 직접투자 유입을 촉진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글로벌 분업체계에서 아세안 5국의 역할이 커지고 고성장을 발판삼아 소득수준이 증가하는 만큼 이들 국가의 내수 규모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한국도 중장기적 관점에서 대 중국 수출 의존도를 낮출 기회로서 적극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은 관계자는 “글로벌 기업의 생산거점이 5개국으로 이전되는 구조 전환 과정에서 한국 기업이 적절히 대응해 나갈 경우 중국에의 수출의존도가 낮아지는 긍정적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