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기기 넘어 콘텐츠까지 파는 新가전 추구"

[LG전자 '홈브루' 개발 주역 3인방]

수제 맥주제조기 '홈브루'

기존 카테고리 없는 제품

용기 개발 등 과정 어려워

커피머신 뜯어보며 연구

LG전자가 올해 야심차게 선보인 신(新) 가전 ‘홈브루’ 탄생에 크게 기여한 강석(왼쪽부터) LG전자 정수기마케팅팀 책임, 이정원 LG전자 뉴비지니스PMO 책임, 문정민 LG전자 정수기개발팀 책임연구원이 홈브루를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권욱기자LG전자가 올해 야심차게 선보인 신(新) 가전 ‘홈브루’ 탄생에 크게 기여한 강석(왼쪽부터) LG전자 정수기마케팅팀 책임, 이정원 LG전자 뉴비지니스PMO 책임, 문정민 LG전자 정수기개발팀 책임연구원이 홈브루를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권욱기자


“新가전은 제품을 넘어 콘텐츠를 파는 겁니다”

LG전자(066570)가 수제 맥주제조기 ‘홈브루’를 출시한 이후 업계의 반응은 “사서 고생한다”였다. 규제로 시음행사조차도 어려운 낯선 제품의 성공 여부도 불투명한데다 내부에서조차 회의적인 시선이 많았다. 사내 직원의 제안 아이디어를 제품화 했다는데 만족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게 LG전자 내부의 목소리였다. 하지만 LG전자의 실험은 시장에 신선한 충격을 줬다. 신가전의 영역을 콘텐츠로 확대했기 때문이다.


홈브루 탄생의 주역인 이정원 LG전자 뉴비즈니스PMO 책임, 문정민 정수기개발팀 책임연구원, 강석 정수기마케팅팀 책임은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한 목소리로 “매 순간이 어려웠다”고 말했다. 특히 제품 개발 초기 단계에서는 개발팀의 마음고생이 컸다. 문 책임연구원은 “기존의 세탁기나 정수기는 카테고리가 구분돼 있는 제품인데 홈브루는 식품까지 다루다 보니 용기 개발 등 한 번도 안 해본 분야에 도전했다”고 제품 개발 과정의 어려움을 전했다. 참고할만한 축적된 기술도 전혀 없었다. 문 책임연구원은 “대부분의 제품들은 기존에 선배들이 쌓은 노하우와 타사의 제품을 참고한다”며 “이와 달리 홈브루는 유사한 제품이 전혀 없어 커피머신, 압력밥솥 등과 같은 여러 제품에 적용되는 기술들을 참고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문 책임연구원은 홈브루와 마찬가지로 캡슐을 사용하는 커피머신의 구조와 작동 원리를 알기 위해 시중에 나온 커피머신들을 구입해 뜯어보는 식으로 하나씩 적용될 수 있는 기술을 찾았다. 제대로 된 맛을 내는 맥주를 만들 수 있는 제품이 출시되기 까지 2,000번이 넘는 실험을 했으며, 그 과정에서 내다버린 맥주만도 30톤이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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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이 나온 이후에도 문제는 남았다. 현행법상 LG전자는 주류판매 면허가 없어 시음 행사를 열 수 없기 때문이다. 마케팅팀에서도 현재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를 제일 고민하고 있다. LG전자는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지난 8월 맥주 시음 행사 허가를 요청하는 내용의 규제샌드박스를 신청하기도 했다. 제품 개발 단계부터 마케팅까지 매 순간이 난관이다

LG전자 H&A사업본부가 이처럼 사서 고생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뉴비즈니스를 담당하는 이 책임의 생각은 명확했다. 이 책임은 “최근 가전 시장이 필수 제품에서 취향 위주 제품으로 넘어가기 때문에 새로운 가전에 대한 도전은 필수”라며 “이를 통해 글로벌 가전 시장에서 혁신을 선도하는 이미지를 확립하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기존에는 기기를 파는 데 그쳤다면 앞으로는 콘텐츠를 파는 기업으로 진화하겠다는 의지”라고 강조했다.

고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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