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부작용 보고도 분양가상한제 강행 걱정스럽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확대 시행을 위한 정부 입법예고가 23일 종료됐다. 국토교통부의 강행 의지가 큰 만큼 조만간 시행령 개정절차가 마무리되고 다음달 중 민간 분양가상한제가 본격 시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토부는 입법예고를 통해 접수된 여러 의견을 검토한 뒤 법제처로 넘길 계획이다.


분양가상한제는 1977년 이후 세 차례나 시행됐지만 큰 성과를 보지 못한 채 부작용만 노출했다. 집값을 잡겠다고 시장원칙에 거스르는 정책을 고집했지만 일시적 효과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지나면 신규 공급 감소로 아파트 값 급등 현상이 반복됐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도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과거 참여정부 시절 공공택지에 한해 실시했던 분양가상한제를 민간택지로 확대했지만 부동산 시장은 정부 뜻대로 움직이지 않았고, 결국 주택공급 위축 등 부작용에 대한 우려로 2014년 슬그머니 꼬리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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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민간택지 아파트 분양가를 묶어 낮은 가격에 공급하면 주변 집값과 부동산 시장 전반이 안정될 것이라고 확신하지만 시장에서는 우려하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국토부 입법예고 게시글에는 3,000여건이 넘는 의견이 접수됐는데 대부분 분양가상한제에 반대하는 글들이다. 민간 분양가상한제 시행 방침이 발표된 지난달 12일 이후 주춤했던 아파트 값이 다시 꿈틀거리기 시작한 데는 무리한 부동산 정책의 부작용에 대한 학습효과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 새 아파트의 희소성을 키워 신축 아파트 가격을 끌어올리는 풍선효과를 부채질한다는 우려도 여전하다.

그런데도 정부는 인위적인 가격개입 정책으로 시장을 통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굽히지 않고 있다. 반대 의견을 살펴는 보겠지만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의 큰 틀은 바꾸지 않겠다는 것이 정부 입장이다. 집값 안정은 부동산 시장뿐 아니라 경제 전반의 선순환을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 하지만 총선 등 정치논리에 이끌려 시장수요를 무시하는 반시장적 가격통제를 고집하면 과거 잘못만 반복될 뿐이다. 정부는 더 늦기 전에 시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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