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김명수號 사법부 개혁 '골든타임' 놓치나

[오늘 취임2년...초라한 성적표]

고법 부장판사 폐지 등 진척없고

자문회의도 '거수기' 전락 지적







‘사법부 개혁’을 일성으로 외친 김명수(사진) 대법원장이 취임 2주년을 앞두고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골든타임’을 놓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당초 목표로 내걸었던 사법부의 신뢰 회복은 갈수록 요원하고 사법부 개혁안도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어서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임명된 김 대법원장이 25일 취임 2주년을 맞는다. 역대 세 번째 비대법관 출신 대법원장인 김 대법원장은 취임하자마자 사법부의 변화와 개혁을 최우선으로 달성하겠다고 외쳤지만 정작 성적표는 초라하다.


야심 차게 추진한 고등법원 부장판사 폐지가 대표적이다. 김 대법원장은 “고법 부장판사 제도는 법관들이 재판이 아닌 승진에 매달리게 하는 원인”이라며 이를 폐지하는 내용을 담은 법원조직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하지만 여야 갈등으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하자 사실상 전면 중단됐다. 오히려 승진 대상인 고법 판사에게 ‘직무대리’ 직함을 달아주고 재판장 직책을 맡기는 희한한 모양새만 연출됐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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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출범하는 자문기구인 사법행정자문회의도 대법원장의 ‘거수기’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당초 김 대법원장은 사법농단 사태의 원인으로 지목된 법원행정처를 폐지하고 사법행정회의를 신설하겠다는 개혁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국회 논의가 진전이 없자 사법행정자문회의를 직권으로 만들었지만 대다수 위원이 김 대법원장의 뜻에 맞는 인사들로 구성돼 당초 취지가 퇴색됐다는 비판이다. 김지미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사법위원장은 “김 대법원장의 사법부 개혁안이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개혁의 ‘골든타임’이 지나가고 있다”며 “무엇이 대법원장을 주저하게 하는지 알 수 없지만 자신의 임기 내에 어떤 개혁 과제를 달성할 것인지 구체적인 다짐을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대법원장 출범 이후 거둔 일부 성과도 있다. 사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보수 성향과 진보 성향 대법관이 동수를 이루면서 전원합의체 만장일치 판결이 줄었다는 점은 긍정적인 변화다. 대법관 구성이 다양해지면서 전임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30%를 웃돌던 전원합의체 만장일치 판결은 김 대법원장 체제에서 10% 이하로 떨어졌다. 임지봉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김 대법원장 취임 이후 과거보다 여성 대법관 수가 늘어나고 출신이 다양해졌다는 점은 긍정적인 변화”라며 “이는 우리 사회 다양한 계층의 이해관계가 판결에 반영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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