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존슨 총리, '의회 정회' 사법 판결에도 '고배'…사퇴 공세 직면

英 대법원, 만장일치로 "의회 정회는 위법"

하원의장 "판결 환영...정당 대표와 긴급 회동"

코빈 노동당 대표 "존슨 총리, 반드시 사임해야"

뉴욕에서 소식 접한 존슨 "브렉시트 합의 더 험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에 반대하는 한 시위자가 2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대법원 앞에서 ‘보리스 존슨은 유죄’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런던=로이터연합뉴스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에 반대하는 한 시위자가 2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대법원 앞에서 ‘보리스 존슨은 유죄’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런던=로이터연합뉴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의 ‘의회 정회’ 조치가 위법하다는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나왔다. 잇따른 의회 표결에서 고배를 마신 존슨 총리는 사법부 판결에서도 패소하면서 리더십에 큰 타격을 받게 됐다. 노동당을 비롯한 야당은 즉각 존슨 총리의 사퇴를 촉구하며 정치적 공세에 나섰다.

2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이번 심리의 주심인 브렌다 헤일 대법관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에게 의회 정회를 권고한 존슨 총리의 행위가 “불법이자 무효인 만큼 효력이 없다”고 판결했다. 정당한 이유 없이 의회가 헌법적 기능을 수행하는 것을 좌절시키거나 방해하는 효과가 있다고 본 것이다. 이번 위법 판결은 재판관 11명의 만장일치로 결정됐다.


앞서 지난달 28일 존슨 총리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에게 오는 10월 14일 ‘여왕 연설’(Queen‘s speech)을 해달라고 요청했고 여왕은 이를 승인했다. 영국에서는 여왕 연설 전 의회를 정회하는 것이 일반적 관례로 자리 잡혀 있어 의회는 지난 10일부터 여왕 연설이 열리는 10월 14일까지 5주간 정회하기로 했다. 하지만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 반대 진영에서는 존슨 총리가 유럽연합(EU)과의 합의 없이 EU를 탈퇴하는 ’노딜 브렉시트‘를 강행하기 위한 ’꼼수‘로 정회를 추진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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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대법원이 의회 정회가 위법하다고 최종 결론을 내린 만큼 의회가 다시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존 버커우 하원의장은 판결 직후 “의회 정회 결정이 위법하다는 대법원의 판결을 환영한다”면서 하원을 즉각 소집할 수 있도록 25일 각 당 대표들과 긴급 회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야당은 존슨 총리가 여왕을 ‘호도’했다며 즉각 사퇴할 것을 촉구했다.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는 이날 연례 전당대회 도중 무대에 올라 “존슨 총리는 반드시 사임해야 한다”면서 “이 경우 존슨 총리는 역사상 최단명 총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 스윈슨 자유민주당 대표도 존슨 총리가 총리직에 부적합하다며 공세에 나섰다.

국제연합(UN) 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 뉴욕에 방문 중인 존슨 총리는 타지에서 코너에 내몰렸다. 그는 판결 소식을 접한 뒤 영국 스카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대법원의 결정에 동의하지 않는다면서도 이번 판결로 브렉시트 합의가 더 어려워지게 됐다고 밝혔다. 다만 오는 10월 31일까지 EU를 탈퇴할 것이란 기존의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김기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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