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라이프

美 '전자담배 폐질환' 공포...사망자 13명으로 늘어

대마초 환각성분 THC 등 주목

기침·호흡곤란·가슴통증 호소

복지부 전자담배 자제 권고 속

국내선 관련 폐질환 환자 없어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전자담배 흡연과 관련된 것으로 의심되는 (중증) 폐질환으로 인한 사망자가 13명으로 늘어났다고 26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사망자가 발생한 지역은 캘리포니아·캔자스·오리건주(각 2명)와 플로리다·조지아·일리노이·인디애나·미네소타·미시시피·미주리주(각 1명)다. 환자의 연령은 67%가 18~34세였고 35세 이상 17%, 18세 미만 16% 순이었다. 성별로는 남자가 75%를 차지했다.


CNBC 등 미 언론들은 지난주 전자담배 관련 의심 폐질환자가 확진·의심 환자를 포함해 805명으로 집계됐으며 전주(530건) 대비 52%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전자담배 관련 의심 폐질환이 나타난 주도 38개에서 46개로 늘어났다.

CDC에 따르면 대다수 환자는 환각을 일으키는 대마초 성분인 테트라하이드로칸나비놀(THC)을 함유한 전자담배 제품을 흡연한 이력이 있었다. 일부는 니코틴과 THC를 섞어 흡연했고, 일부는 니코틴만 함유한 전자담배를 피웠다. THC 관련 제품 분석 결과 대부분의 샘플에서 상당량의 비타민E 아세테이트를 확인했으나 아직 폐질환의 원인이라고 확인한 단계는 아니다.

전자담배 관련 폐질환자의 폐에서는 미세 지질방울(붉은 점)이 잔뜩 포함된 대식세포들이 발견됐다. /사진제공=조든밸리메디컬센터전자담배 관련 폐질환자의 폐에서는 미세 지질방울(붉은 점)이 잔뜩 포함된 대식세포들이 발견됐다. /사진제공=조든밸리메디컬센터



전자담배 흡연 관련 폐질환의 초기 증상은 폐렴 증세와 비슷했다. 대부분 기침·호흡곤란·가슴통증 등 호흡기 증상을 호소했고 발열, 심장박동수·백혈구 수치가 증가했다. 일부는 메스꺼움·구토·설사 등 소화기계 증상과 피로감·체중감소 증상을 보였다.


전자담배 폐질환자들의 폐에서는 특이하게 미세 지질 방울이 잔뜩 포함된 대식세포들이 발견됐다. 대식세포는 동물의 면역기능 유지에 관여하는 대형 아메바형 세포로 체내 이물질이나 노화 세포 등을 잡아먹는다. 이런 사실 등을 저명 국제학술지 ‘NEJM’에 보고한 스콧 아베레그 유타대 조든밸리메디컬센터 호흡기내과 교수는 “전자담배 흡연으로 인한 폐 손상의 잔해물질 때문에 대식세포가 생겼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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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는 지난 여름 일부 주의 보건당국 관계자들이 전자담배를 피웠다는 공통점이 있는 심각한 호흡기 질환자 발생을 인지하기 시작했다. CDC는 100명이 넘는 의료진을 파견해 폐질환과 전자담배의 관련성에 대한 조사하고 있다. 미 식품의약청(FDA)도 THC·니코틴을 포함해 여러 물질이 들어간 120여개 시료를 분석 중이다.

뉴욕주 등 일부 주는 폐질환과 직접적 관련이 큰 것으로 지적된 가향 전자담배 유통을 금지했다. 월마트 등 일부 대형마트도 전자담배 판매를 중단했다. 미 연방정부도 가향 전자담배를 시장에서 퇴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에서는 전자담배 흡연 관련 폐질환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0일 모든 액상형 전자담배의 사용을 자제하고 사용자 중 기침·호흡곤란·가슴통증 같은 호흡기계 이상 증상이 있으면 즉시 병·의원을 방문해줄 것을 권고했다. 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THC와 비타민E 아세테이트 성분분석을, 질병관리본부가 인체 유해성 연구를 할 계획이다.


임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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