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재테크

[시그널] DLS·DLF 후폭풍에…돈줄 마르는 PEF

파생상품 '불완전 판매' 논란에

PB창구서 자산가 잇단 투자포기

프로젝트펀드 자금조달 '비상'




사모펀드 운용사 A사는 메자닌 주식 투자를 목적으로 하는 프로젝트펀드(투자처를 정해놓고 자금을 모집하는 펀드)를 결성하기 위해 자금 모집에 나섰다. 시중은행과 증권사의 프라이빗뱅커(PB)센터를 통해 다수의 개인자산가도 참여 의사를 밝혔지만 유럽 금리와 연계되는 파생결합상품(DLF·DLS)의 손실 사태가 터지며 펀드 결성 직전 고객들이 줄이어 ‘포기’를 선언한 탓이다. A사는 결국 자금을 대체할 수 있는 다른 기관투자가를 급하게 찾아 나서야 했다.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사모펀드 운용사들의 새로운 고객층으로 꼽히는 개인자산가들의 투심이 얼어붙으면서 운용사들이 자금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DLF나 DLS의 투자손실 뒤 중소형 사모펀드(PEF)의 자금조달이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사모펀드 업계의 한 관계자는 “파생상품 손실 사태 이후 PB 창구를 통해 참여하기로 했던 개인투자자들이 투자를 취소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독일 국채금리를 비롯한 주요국의 금리가 올 들어 급락하면서 국내 주요 은행이 판매한 DLF·DLS는 원금의 90% 이상이 손실하는 사례도 나올 정도다. PB 창구도 이번 사태에서 자유롭지 않다. 창구를 통해서도 다수의 상품이 판매됐는데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이 판매한 이번 파생금융상품 규모는 1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은행 측이 위험성을 충분히 알리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투자자의 신뢰는 쉽게 회복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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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된서리를 맞은 것은 개인자산가로부터 투자를 받아왔던 중소형 사모펀드 운용사다. 주식 채권 수익률이 낮아 대안을 찾던 개인자산가들의 참여가 늘어나면서 사모펀드 시장에도 활기가 돌았지만 최근 그 움직임이 주춤하게 된 것이다. 비상장기업이나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 등에 투자하는 프로젝트펀드가 특히 인기 있었지만 최근에는 여기에 들어오려던 투자자들조차 참여를 보류했다는 소식이 나올 정도다.

이렇다 보니 연기금·공제회와 기관투자가를 중심으로 자금을 모아야 했던 운용사의 새로운 조달 창구로 부상하던 PB센터가 마비되면서 투자금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중소형 운용사는 대형 운용사에 비해 PB 의존도가 높아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 “최근 자산가들이 참여한 신탁만으로도 100억원 이상 모집할 수 있어 기관투자가와 맞먹는 ‘큰손 투자자’로 부상했다”고 언급했다.


조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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