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금융戰 확전양상' 미중 무역전쟁, 국내 증시 영향은?

"협상 앞둔 압박카드용"분석에도

현실화 할 경우 파급효과 커

다음달 협상 윤곽나오기 전까지

'리스크 오프'모드 변동성장세

中 상관성 큰 한국증시 휘둘릴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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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이 금융 제재까지 확전 양상을 나타내면서 국내 주식 시장을 짓누를 전망이다.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금융시장은 미중 무역협상의 ‘스몰딜’ 타결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달 ‘미니 랠리’ 양상을 띠었으나 악재가 잇따라 나오면서 다음 달 미중 협상의 윤곽이 나올 때까지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다만, 중국 기업에 대한 투자 제한은 아직까지 현실화할 가능성이 낮은 ‘협상용 카드’라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현지시간 28일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 상장된 코스피200 야간선물은 전날 대비 0.48% 하락한 270.45로 장을 마쳤다. 미국 정부가 중국 기업에 대한 금융제재를 검토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약세로 마감했다. 미국 원화 환율 역시 역외 시장에서 달러당 1,200원을 넘어섰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날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원화역외 선물환 1개월물은 달러당 1202.12으로 장을 마쳤다. 이는 전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199.90원) 대비 2.20원 높은 수치다.


이 같은 주말 국제 금융시장 분위기는 이번 주 국내 금융시장으로 고스란히 전해질 전망이다. 이미 24일 2,100을 돌파했던 코스피 지수는 3거래일 동안 약 50포인트, 2.5% 하락하며 분위기가 전환됐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추가 조정이 이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눈이 너무 많이 내리면 시야를 가려 앞이 보이지 않듯이 현재 이슈가 너무 많이 터져 나오고 있어 펀더멘털까지 가리고 있다”며 “당분간 투자자들이 리스크를 수용하기에는 힘든 시장”이라고 평가했다.

3분기 실적 시즌을 앞두고 반도체 업황 회복이 기대보다 빠르지 않을 것이란 예상 역시 증시 에 부담요인이다. 삼성전자는 다음 달 4일 3·4분기 실적 잠정치 발표를 앞두고 있다. 현재로서는 3분기에 영업이익 7조원을 넘어서며 전분기(6조5,970억원)보다 나은 실적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관건은 4분기 이후에 대한 실적 가이던스다. 최근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6~8월 실적을 발표하면서 보수적인 매출액과 주당순이익 전망치를 내놓으면서 투자자들이 다소 실망한 분위기다. 이에 삼성전자 역시 낙관적인 반도체 실적 가이던스를 내놓지 않은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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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중국 증시와 상관계수가 높은 한국 증시 특성도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한국 주식시장은 중국의 프록시(대리) 역할을 한다”며 “중국의 테크 기업들의 주가가 하락하면 한국 테크주 역시 덩달아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만 조정이 있더라도 8월과 같은 급락장은 재현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쪽의 의견이 우세했다. 이진우 메리츠종금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번 금융제재 카드 자체가 새로운 변수라기보다는 무협협상을 앞두고 나온 압박 카드의 성격이 강해 대형 악재로 받아들여지지는 않는 분위기”라며 “10월 미중 협상의 결과가 나올 때까지 투자 심리가 더 악화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센터장도 “본격적인 협상을 앞두고 중국의 테크기업, 미국의 농산물 수입과 같이 서로 약한 고리를 건드리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9~11월 수확철을 앞두고 ‘노딜’을 밀어부치기엔 자신의 지지기반인 팜벨트에서 선거를 치르기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빈손 협상으로 끝낼 경우 내년 선거를 앞둔 트럼프의 손실이 너무나 커 여전히 스몰딜 타결 가능성이 높다는 게 윤 센터장의 견해다.

다만, 최악의 시나리오도 현재로선 배제할 수 없다. 본격적인 기싸움에 들어간 협상에서 미중 양국이 간극을 좁히지 못하고 파열음이 지속돼 증시와 원화값의 낙폭이 커질 수 있다. 특히 금융제재 카드가 일부라도 현실화된다면 미중 갈등이 새로운 파국 양상으로 치달을 수 있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박석현 애널리스트는 “노딜 시나리오는 현실와 가능성이 높지 않지만 만약 예고대로 10월과 12월 추가 관세 부과가 진행될 경우 이달 코스피 반등을 되돌리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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