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현지시간)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이달 29일부터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열리는 투자행사 ‘미래투자이니셔티브(FII)’에 이미 150명이 넘는 각국 기업인이 참석 의사를 밝혔다고 보도했다.
WP가 확보한 명단에는 지난해 행사에 불참했던 래리 핑크 블랙록 회장을 포함해 골드만삭스·JP모건체이스·씨티그룹 등 미 기업 경영진 40여명이 포함됐다. 러시아 국부펀드 수장과 중국·인도·유럽의 주요 은행 및 정보기술(IT) 기업 대표들도 이름을 올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도 미 대표단을 이끌고 참석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FII 때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카슈끄지 암살의 배후라는 의혹으로 국제금융기구 및 기업 수장들이 대거 불참을 선언했다.
■ 기업들 앞다퉈 참석 왜
‘아람코 IPO’ 영향력 무시못해
美의 사우디 정부 지지도 한몫
각국 기업인들이 올해 FII에 적극적으로 참여 의사를 밝히는 것은 카슈끄지 사건의 여파가 잠잠해지면서 빈 살만 왕세자를 향한 국제적 비난이 가라앉고 있는데다 아람코 기업공개(IPO)를 앞둔 사우디의 경제적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사우디 국영석유회사 아람코는 이르면 올해 말 IPO를 통해 지분 5%를 사우디(타다울)와 해외 주식시장에 상장할 계획이다. IPO 최대어로 꼽히는 아람코 상장을 앞두고 전 세계 기업들이 사우디와의 경제협력 강화를 위해 FII 참여를 타진한다는 분석이다. WP는 아람코 상장에 참여하는 JP모건·골드만삭스·씨티 등 9개 은행의 경영진이 FII에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아람코는 지난달 30일 내년 750억 달러(약 90조원)의 기본 배당금을 지급할 계획이라고 밝혀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이란과의 갈등 수위가 높아진 미국이 우방 사우디 정부를 적극 옹호하고 나선 점도 영향을 미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빈 살만 왕세자가 카슈끄지 살해를 지시했다는 미 중앙정보국(CIA)의 결론에도 이란 대처에 필요한 전략적 이유, 사우디의 대규모 대미 투자 등을 이유로 사우디 지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