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가 경쟁사인 스위스 제약사 론자(Lonza)를 상대로 청구한 세포주 관련 기술 특허무효 심판에서 승소했다. 이에 따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세포주 관련 의약품 수탁개발(CDO) 사업 추진에 날개를 달게 됐다.
1일 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특허심판원은 지난 8월 29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론자에 대해 제기한 특허무효심판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지난 2017년 7월 3월 론자를 상대로 항체 생산을 위한 유전자를 세포주 안으로 옮겨주는 DNA 벡터(운반체)에 관한 특허무효 심판을 청구한 지 약 2년 만이다.
세포주는 대량 증식해 원하는 항체의약품을 만들어주는 세포를 의미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론자에 소송을 제기한 특허는 세포주의 증식을 돕는 일부 단백질에 대한 것이다. 특허 명칭은 ‘hCMV 주요 즉각 조기유전자의 제1 인트론 및 mCMV 프로모터를 포함한 포유동물 발현 벡터’다.
2017년 당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에서 의약품 수탁개발(CDO)로 사업을 확대하면서 론자의 세포주 개발 특허가 부당한 진입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판단해 특허무효 심판을 청구했다. CDO는 실험실 단계에서 개발된 항체의약품을 대량생산할 수 있도록 세포주와 생산공정을 개발해주는 사업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소송을 제기한 론자는 CDO와 CMO를 동시에 진행하는 글로벌 시장에서 대표적인 의약품수탁제조개발(CDMO) 기업이다.
이번 판결이 나오기까지 두 회사는 지난 2년간 의견서를 9회나 제출하는 등 치열한 공방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특허심판원은 론자의 특허가 기존에 알려진 기술과 동일해 새롭지 않을 뿐만 아니라 통상의 기술자가 쉽게 발명할 수 있어 진보성도 없다고 판단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손을 들어줬다. 또 론자의 특허가 유럽, 미국, 일본 등 바이오산업 선진국에서는 사실상 등록되지 않거나 무효화됐고, 한국·인도·중국 등 바이오산업 후발 국가들에서만 특허가 유지돼 CDO들의 사업진출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도 승소판결의 근거로 작용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이번 판결에 따라 기존 세포주 기술에 무효가 된 특허 기술을 활용한 세포주 기술까지 추가해 CDO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할 수 있게 됐다”며 “이와 함께 우리 기업에 대한 다국적제약사의 견제가 본격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 바이오의약품 기업으로서의 위상도 제고하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