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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월집 임서연 대표, 14년차 전문 애견미용인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해선 안 돼”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급격히 늘어 최근에는 천만을 돌파했다는 이야기도 들려온다. 이에 그와 관련된 시장 역시 급성장하고 있으며, 그 가운데서도 애견미용 분야의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올해로 14년차 경력을 자랑하는 베테랑 애견미용인 소월집 임서연 대표는 애견 미용, 훈련, 핸들러, 응급처치 등을 공부했으며 캐나다 유학생활을 통해 외국 스타일을 공부하고 국내에서 애견 미용을 가르치는 강사로 활동 중이다.

현재 이태원 애견 미용 전문 공간 '소월집'을 운영하고 있는 임 대표는 어린 시절부터 동물을 좋아해 사육사를 꿈꿨고, 애완동물관련 학과를 진학하며 꿈을 구체화시켜 나갔다. 특히 필수 과목인 애견미용에 대해 전문적으로 알고 싶어 학원 수업을 수강했고, 첫 애견미용 자격증 시험에서 동상 수상을 계기로 금상에 대한 욕심에 빠져 애견 미용사라는 직업을 가지게 되었다.

편견이 많았던 직업…오랜 시간 투자와 공부 필요해

사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애견 미용사는 편견이 많은 직업 중 하나였다. 특히 반려동물 문화가 익숙지 않은 나이 든 어르신들에겐 다소 생소한 직업이었고, 이에 무시와 적은 월급이라는 애로사항도 적지 않았다. 임 대표는 “애견미용에 특별히 공부가 필요하지 않다고들 생각하지만, 생명을 다루는 직업이기에 더 많은 집중력과 전문지식이 요구되는 직업”이라며 “오랜 시간 투자해야 하는 일이지만 대다수 사람들이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어느 날,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크고 견종이 섞인 믹스견을 미용하게 되었다. 미용 내내 말도 듣지 않고 힘이 세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도 너무나 힘들었고, 미용에 한참 슬럼프가 오던 터라 잠시 쉬어 가려 했다. 그런데 미용을 받던 강아지가 얼굴을 핥아 주며 꼬리를 흔들어 주었다. 임 대표는 “그 순간 문득 ‘내가 아무리 짜증을 내도 모든 강아지는 순수한 마음으로 우리를 사랑해주는구나’라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강아지의 의사와 상관없이 주인이 미용을 맡겼을 텐데, 너희가 무슨 잘못이 있겠나 하는 우스운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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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직업이 스트레스를 받겠지만, 이렇게 동시에 스트레스를 풀 수도 있는 직업이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 임 대표는 “그 이후엔 슬럼프가 한번도 찾아오지 않았고 항상 일에 대해 더 자부심을 가지고 견딜 수 있었다”며 웃었다.

초보시절에는 주로 자신이 편한 자세로 미용을 했었다는 임 대표, 하지만 많은 강아지를 다루고 만나면서 나보다 강아지의 자세가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뒤늦게 들었고, 이후엔 자신이 힘들어도 강아지가 편하게 미용 받을 수 있도록 미용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강아지 관절의 움직임을 살피고, 다리를 너무 들기보단 낮춰서 미용하고, 눕기를 좋아하는 강아지는 누워서 미용시키는 등 미용 전 강아지의 움직임이나 성격을 먼저 파악해 조금이나마 강아지가 받는 미용 스트레스를 줄여주기 위해 노력한다.

애견미용도 패션처럼 트렌드 존재…나라마다 선호하는 스타일 달라

애견미용에도 트렌드는 존재한다. 흔히 포메의 곰돌이 커트는 불과 5년전만 해도 많이 선호하지 않았고, 오히려 올빡이라는 단어로 강아지의 모든 털을 당연히 다 밀어야 한다는 위주의 미용이 이뤄졌었다.

반면 지금은 많은 이들이 가위컷이나 여러 가지 견종에 맞게 비용을 지불하며 예쁘게 꾸미는 것을 좋아한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강아지 견종도 유행에 따라 분양수가 달라지며 미용 또한 그 견종에 맞춰 달라진다는 것. 또한 패션과 같이 나라별로 선호하는 스타일도 다르다. 어떤 나라는 자연스러움을 추구하고, 어떤 나라는 짧은 길이를, 어떤 나라는 얼굴을 크게 원하는 식이다. 임 대표는 “사람은 옷으로 표현하지만 강아지는 털로 그 역할을 한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애견미용이 각광받으면서 애견미용사를 꿈꾸는 이들도 많아졌다. 하지만 임 대표는 “강아지를 사랑하는 마음만으로는 애견미용을 하기엔 조금 힘들 수 있다”고 말한다. 생명을 다루는 직업이기에 더 신중해야 하고 더 집중력이 필요한 일이고, 배우는 과정에 있어서도 사나운 강아지를 만날 수 있고 안타까운 강아지도 만날 수 있기에 ‘나는 강아지를 너무 좋아해’ 라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하지 않았으면 한다는 것.

이어 “지금은 남들보다 낮은 직업군이라 생각 할 수 있지만 경력이 쌓이다 보면 다른 누구보다도 우리 직업에 더 자부심이 생기고, 시간이 흐를수록 다른 기업에 못지않은 연봉을 받기에 애견미용사라는 직업에 대해 더 애착을 가지고 자랑스러워 해 주셨으면 한다”고 전했다.

/김동호 기자 dongho@sedaily.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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