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세대(5G) 이동통신 부품·장비 기업들이 국내에 이어 해외 사업 확대로 주가 상승 동력을 다시 얻게 될지 주목된다. 최근 삼성전자가 일본 이동통신 사업자 KDDI와 오는 2024년까지 2조3,500억원 규모 5G 장비 공급계약을 체결하자 증권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에 관련 부품·장비를 공급하는 기업들의 수혜가 기대된다는 진단이 나온다.
1일 증권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이번 5G 장비 일본 수출계약의 주요 수혜주로는 케이엠더블유(032500)·RFHIC(218410)·오이솔루션(138080)·알에프텍(061040)·에이스테크(088800)가 꼽힌다. 광통신 모듈, 신호증폭기, 안테나, 필터 등 기지국 장비 및 부품을 생산해 삼성전자 및 노키아·에릭손·화웨이에 공급하고 있는 기업들이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미드스몰캡 팀장은 “국내 5G 커버리지 본격 확대에 이어 2020년 미국과 일본의 5G 구축이 확대될 것”이라며 “글로벌 통신사의 주요 공급업체로 선정된 삼성전자의 시장점유율 확대와 함께 국내 부품·장비 기업의 수혜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과 일본은 한국보다 국토 면적이 넓고 인구가 많아 5G 장비 투자가 더 장기간 대규모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5G 부품·장비 기업들은 대체로 국내외 시장 확대에 따른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로 올해 들어 높은 상승세를 나타냈으나 8~9월을 정점으로 한풀 꺾였다. 5G 부품·장비 대장주로 꼽히는 케이엠더블유는 지난달 24일 장중 8만100원으로 신고가를 기록한 후 이날 7만3,700원으로 마감해 5거래일간 5.14% 하락했다. 미중 무역분쟁의 영향으로 중국 5G 장비 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악재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정대로 12월에 화웨이에 대한 거래제한 조치를 실시하고 화웨이 장비 사용 국가에 대한 제재도 검토할 수 있다고 언급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우려는 과도하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위원은 “미국 정부의 화웨이에 대한 부품공급 중단 조치는 중국과 협상 포기를 선언하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현실화될 가능성이 낮다”며 “특히 케이엠더블유는 극단적으로 중국 시장 매출이 예상보다 저조하더라도 노키아·삼성전자를 통한 미국·일본 시장 매출 증가를 기대할 수 있어 내년에도 의미 있는 영업이익 성장이 지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