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재테크

내리막 ELS "아! 옛날이여."

DLS 사태 이어 수익률까지 하락

지난달 발행규모 5조1,796억 그쳐

올 최고규모 4월 대비 반토막 수준

ELF도 한달만에 3,200억 '썰물'




‘국민재테크’ 상품으로 불리며 높은 인기를 누린 주가연계증권(ELS) 시장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지난 9월 ELS 발행규모가 올해 최고치 대비 절반 가까이 감소한 수준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최근 독일 국채 파생결합증권(DLS)의 원금손실 사태로 파생상품 기피 현상이 뚜렷해진데다 상품의 개별 수익률도 예년만 못하자 투자자들의 관심을 되돌리지 못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9월 ELS 발행규모(파생결합사채인 ELB 포함)는 5조1,796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최고 규모로 발행된 4월(10조1,119억원) 대비 반토막 수준이다. 8월 ELS 발행규모(5조275억원)가 전월(7조7,641억원) 대비 35.2% 줄어든 후 시장의 성장세가 사실상 꺾인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ELS는 각국 주가지수나 특정 종목의 주가 등과 연계한 기초값이 특정 기간에 사전에 정한 구간 내에 있을 때 약정된 수익률을 주는 파생상품이다. 저금리 장기화와 지지부진한 증시 때문에 마땅한 투자상품을 찾지 못하는 투자자들이 올해 들어 대거 몰리면서 큰 인기를 누렸다. 올 초 조기상환이 늘어난 것도 재투자 수요를 불러오며 ELS의 덩치를 불렸다.


하지만 이 같은 시장 흐름에 DLS 사태가 터지면서 상황은 급반전됐다. 독일 국채금리가 마이너스로 떨어지자 이와 연계된 DLS 상품들의 대규모 손실사태가 발생하면서 투자자들이 파생상품 투자를 꺼리게 된 것이다. 여기에 불완전판매 논란까지 겹치면서 일선 현장에서는 상품 권유도 조심스러워졌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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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아진 수익률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떨어뜨린 이유로 꼽힌다. ELS는 연 6~7%대의 수익률을 제공하며 통상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분류됐다. 하지만 최근 출시된 상품의 경우 수익률이 3~4%대에 머무는 경우가 적지 않다. 시중금리가 크게 떨어진데다 기초자산으로 삼는 증시의 변동폭이 예전보다 축소되자 수익률이 크게 줄었다. ‘중수익’으로 불리기도 민망할 정도로 수익률이 하락한 셈이다. 한 대형 증권사의 프라이빗뱅커(PB)는 “DLS 사태로 파생상품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기본적으로 줄어든 것도 맞지만 무엇보다 큰 문제는 수익률”이라며 “현재 나오는 상품의 수익률이 만족스럽지 못하고 수익률이 괜찮은 상품은 리스크가 높아졌다”고 했다.

이에 다수의 ELS를 묶은 펀드 ELF에서도 자금이 썰물처럼 나가는 모양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으로 국내 478개 ELF에는 최근 한 달간 총 3,233억원, 3개월간 총 4,305억원이 빠져나갔다. 올 초 이후와 최근 1년간 설정액이 각각 815억원, 1,100억원 순유입된 것과 비교하면 최근의 자금유출이 크다는 평가다. 파생상품에 대한 투자자의 우려와 함께 판매사들도 위축된 영업에 설정액이 줄기만 한다는 설명이다.

증권가에서는 ELS 시장이 회복되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본다. KB증권에 따르면 ELS가 대규모 손실 위험에 빠졌던 2015년 하반기에는 같은 해 상반기보다 발행 규모가 37.42% 줄었고 시장이 회복되는 데도 16개월가량 걸렸다.


이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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