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소주성, 소득불평등 해소에 불충분"

구인회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창작과 비평'서 文정부에 쓴소리

분배 개선과 함께 성장 모색해야

구인회 교수구인회 교수



“문재인 정부의 주요 정책 노선인 소득주도 성장이 우리가 맞이한 도전을 극복하기에 충분한 것인지 되짚어봐야 합니다.”

구인회(사진)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가 한국 사회가 마주하고 있는 ‘불평등’을 주제로 다룬 계간지 ‘창작과 비평’ 가을호 특집에 낸 글을 통해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 정책에 대해 쓴소리를 냈다. 그는 ‘소득불평등의 원인과 실태’라는 제목의 글에서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최저임금 인상 등 소득주도 성장이 불평등을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구 교수는 현재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회 위원을 맡고 있고 진보·개혁 성향의 사회경제학자가 내놓은 진단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구 교수는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우려가 많다”며 “대기업 위주 성장 노선에 대한 비판은 있었지만 실질적인 정책 성과를 낸 예가 별로 없다. 소득격차 확대에 대처하는 사회정책의 비전이나 극심한 노인 빈곤을 해소하려는 적극적인 의지 역시 찾아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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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지난 20여년간 민주주의 정부가 복지 확충 등 사회개혁을 위한 노력을 기울였지만 불평등이 악화하는 모순적 현상이 나타났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구 교수는 “지난 2년간 고소득층의 소득은 증가세를 보이지만 저소득층의 소득이 하락하면서 소득계층 간 격차가 확대됐다”며 “다시 고용위기가 일어나면서 저소득층의 근로소득이 감소하고 최상위 집단의 소득이 빠르게 늘면서 상위층으로의 소득 집중이 강화돼 지난 10여년간 정체를 보였던 소득 불평등은 최근 악화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의 개입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정부의 노동시장 개입이 기여한 정도를 두고는 논란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기득권의 반발이 크고 정부가 효과적 개입으로 성과를 낸 예도 적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노무현 정부 시절 노동개혁을 예로 들고 있다. 구 교수는 “비정규직의 사용을 제한하고 정규직 전환을 촉진하는 정책을 추진해 임시직 고용 비율이 꾸준히 감소했지만 다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과 비교해 임시직 고용이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정도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와 함께 간접고용이나 사내 하도급 등 다른 형태의 비정규 고용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구 교수는 한국 사회가 맞이한 불평등 위기가 해결 가능한지에 대한 질문을 놓고 정부 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을 요구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가 과거 진보정부의 한계를 넘어선 성취를 이루려면 우선 인식의 철저한 전환이 필요하다”며 “산업화 시기 지배했던 낙수경제론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분배 개선과 함께 성장을 모색하는 방향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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