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와 국내 넘버원의 대결에 첫날부터 골프팬들이 열광했다.
3일 인천 스카이72 골프장 오션코스(파72·6,601야드)에서 개막한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총상금 15억원)은 지난해까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주관으로 치러지다 올해부터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대회로 열린다. 하지만 규모를 키우고 해외 선수들의 참가를 이끌면서 국제 경기의 면모를 갖췄다.
특히 여자골프 세계 1위를 달리는 고진영(24·하이트진로)과 이번 시즌 KLPGA 투어 대세 최혜진(20·롯데), 유력 신인왕 후보 조아연(19·볼빅)의 맞대결 소식에 1라운드에도 7,000명 가까운 갤러리가 대회장을 찾았다. 이들 ‘흥행 카드’는 라운드 내내 팬들을 이끌었다.
고진영은 KLPGA 투어에서 통산 9승을 쌓은 뒤 지난해 미국 LPGA 투어에 진출해 성공 신화를 쓰고 있다. 고진영과 최혜진은 올 시즌 닮은꼴 행보를 보인다. 나란히 4승을 거두며 상금, 평균타수, 올해의 선수상 등 주요 타이틀 부문에서 1위를 질주하고 있다. 각각 미국과 국내에서 그린 적중률 1위를 달리는 고진영(79.9%)과 최혜진(82.4%)의 아이언 샷 대결은 갤러리의 탄성을 자아냈다.
고진영은 4언더파 68타로 공동 선두에 나서 나란히 1언더파 공동 24위에 자리한 최혜진과 조아연에 판정승을 거뒀다. 최혜진이 1번홀(파4)에서 출발하자마자 두 번째 샷을 홀 한 뼘 옆에 붙여 버디로 선수를 쳤다. 첫 홀 버디를 아깝게 놓친 고진영은 4번홀(파4)과 8번홀(파3)에서 아이언 샷을 3m와 2m에 붙여 버디로 연결했다. 11번홀(파4)에서 유일한 보기를 적어낸 고진영은 13번(파5)과 15번홀(파4) 버디에 이어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중거리 퍼트로 1타를 더 줄이며 기분 좋게 경기를 마쳤다. 최혜진은 버디 3개와 보기 2개, 조아연은 보기 없이 버디 1개를 기록했다.
이정민(27·한화큐셀)과 김지영(23·SK네트웍스), 오지현(23·KB금융그룹)도 4타를 줄여 고진영과 공동 선두로 눈높이를 맞추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2017년 LPGA 투어 메이저대회 여자 PGA챔피언십 우승자인 재미교포 대니얼 강(27)과 박주영, 이가영 등 6명이 1타 차 공동 5위(3언더파)로 추격했다. 2언더파 공동 11위에는 상금 5위 이다연과 LPGA 투어 통산 15승의 뉴질랜드교포 리디아 고(22) 등 13명이 몰렸다. 2017년 같은 코스에서 열린 LPGA 투어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우승으로 미국 진출을 이뤘던 고진영은 “만일 2년 전 우승하지 못했으면 미국에 갈 수 없었을지도 몰라 이곳은 감사한 코스다. 오늘 그때 기억이 떠올라 행복했다”고 말했다.
/인천=박민영기자 my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