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부터 현재까지 발생한 마약류 도난·분실사건이 209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사라진 마약류가 총 4만4,000여개에 이르러 정부의 마약류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인재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서울 도봉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15년 이후 올해 8월까지 총 209건의 마약류 도난·분실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도난·분실 업체별로 살펴보면 병·의원이 146건(69%)으로 가장 많았고, 약국 45건(22%), 도매업체 16건(8%), 기타업체 3건(1%)가 뒤를 이었다. 이로 인해 도난·분실된 마약류는 총 4만4,177.3개(정/앰플/바이알 등 합산)였다. 연도별로는 ▲2015년 4,749.5개 ▲2016년 8,630개 ▲2017년 9,905.5개 ▲2018년 13,493.8개 ▲2019년 8월까지 7,398.5개로 집계됐다.
도난·분실된 양이 많은 상위 10개 마약류를 분석한 결과, 졸피뎀이 약 7,933개로 가장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졸피뎀은 최근 국민적 관심이 높은 고유정 사건에서 고유정이 피해자에게 사용했는지를 두고 논란을 낳고 있는 마약류다. 또한 지난 5월 식약처와 경찰청이 합동으로 조사해 발표한 바에 따르면 온라인상 불법 마약류 판매광고 단속 결과 GHB(흔히 ‘물뽕’이라고 불리는 마약류, 49%), 필로폰(29%)에 이러 세 번째(29%)로 많은 게시글이 올라온 마약류이기도 하다. 졸피뎀에 다음으로는 디아제팜(약 5,771개), 옥시코돈(약 4,516개), 펜디메트라진(약 3,732개), 에티졸람(약 3,157개)의 순으로 도난·분실량이 많았다.
가장 큰 문제는 도난·분실된 마약류의 회수 현황 및 결과가 체계적으로 관리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마약류의 도난·분실이 발견되면 관련 부처나 보건소 등에서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고 있다. 하지만 경찰은 회수된 마약류, 회수 전 유통된 마약류 등 수사 결과를 별도로 관련 부처와 공유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인재근 의원은 “연일 터지는 마약 이슈에 우리나라가 마약청정국이라는 말은 어느덧 옛말이 됐다”며 “해외에서 불법적으로 수입되는 마약류와 더불어 국내에서 도난·분실돼 유통되는 마약류에 대해서도 철저히 감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국내 도난·분실에 대한 관리와 처벌 체계를 강화하는 것은 물론 식약처와 경찰청은 마약류 도난·분실에서 경찰 수사, 회수까지 정보를 폭넓게 공유하고 분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