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한 휴양지 호텔에서 있었던 일이다. 고객이 체크아웃 한 후 공항에 가기 위해 리무진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약속 시간이 10분이 넘도록 버스가 보이지 않는다. 프런트데스크에서 확인해보니 버스가 오는 도중 사고가 났단다. 고객이 발을 동동 구른다. 그도 그럴 것이 휴가 끝에 귀국해서 중요한 미팅에 참석해야 했기 때문이다. 정말로 난감한 상황에 호텔 직원이 이렇게 말하는 것이 아닌가. “고객님 잠깐만 기다리십시오. 제 매니저 차로 공항까지 모셔다 드리겠습니다.” 자신의 근무지를 상관의 허락 없이 이탈하고, 그것도 모자라 자신의 차까지 몰고 간 이 직원은 그 후 어떻게 됐을까. 칭찬을 들었을까, 처벌을 받았을까.
미국의 한 리조트 호텔에서 있었던 일이다. 밤 11시반, 한 고객이 프런트데스크에 체크인을 하러 들어온다. 비행기를 두 번 갈아타 무려 19시간이나 걸려 도착한 것이다. 중간에 연착이 돼 비행기를 하나 놓치고 겨우 다음 비행기를 타는 바람에 짐도 채 가져오지 못한 상태였다. 한눈에 봐도 눈이 퀭하고 정신도 반쯤 나간 것 같다. 그러고는 이렇게 말한다. “뭐, 좀 먹을 거 파는 데 없습니까.” 호텔 직원이 이렇게 말한다. “대단히 죄송하지만, 이 시간에 문을 여는 레스토랑은 이 근처에 단 한 군 데도 없습니다. 그러나 잠깐만 기다려보시겠습니까.” 그러고는 어디론가 잠깐 사라지더니 쟁반에 뭔가를 담아서 가져온다. “고객님, 이것은 제가 주방에 있는 재료로 간단하게 만든 샌드위치입니다. 제가 셰프가 아니라서 잘 만들지 못했습니다만 드시겠습니까.” 감동한 고객에게 돈도 받지 않는다. 그 샌드위치는 판매용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자신의 업무영역을 넘어서 만들어준 그 샌드위치는 고객에게 짠한 감동을 전달한다.
독일의 한 병원에서 있었던 일이다. 공실률이 올라가고 매출이 줄어들자 병원장은 중역회의를 소집한다. 비영리기관이어도 영업손실이 발생하면 비상이 걸리기는 마찬가지다. 매출 감소의 원인은 회의를 시작하자마자 바로 나온다. 우리 병원 직원들이 불친절하다는 것이다. 그러면 처방도 나와야 할 텐데 이게 만만치 않다. ‘친절 매뉴얼을 보강하거나 친절 교육을 강화하자’ 등의 안이 나왔지만, 이미 200쪽이 넘는 매뉴얼을 더 상세하게 언급한다고 해서 뭐가 더 나아지겠는가. 교육도 이제는 시킬 만큼 시켰다는 의견이 나온다. 그래서 내린 결론은 “3m 전방에서 눈이 마주치면 일단 미소를 띨 것, 그리고 1.5m까지 거리가 좁혀지는 동안 눈이 계속 마주치면 ‘안녕하세요’라고 말할 것”이다. 이 기본 인사는 처음 본 환자든, 15분 전에 화장실에서 만났던 동료든 상관없이 모두에게 적용된다. 규칙은 간단해야 실천하기 쉽다. 6개월 시행했더니 매출이 40% 증가한다. 생각해보라. 환자와 보호자는 병원에 올 때 위축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여기 오면 여기저기서 웃고 반겨준다. 자연스레 마음이 풀릴 것이다.
친절이 경쟁력이다. 문제는 이를 어떻게 조직문화로 정착시킬 것인가다. 처음 방문하는 집주인의 성격을 알아보는 좋은 방법이 하나 있다. 그 집 개가 아주 사납게 짖으면 그 집주인의 성격도 사나울 확률이 꽤 높다. 집주인이 개를 사납게 대하면 그 개도 손님에게 사납게 대한다. 분풀이하는 것만이 아니라 보고 듣고 배운 것이 그것밖에 없기 때문이다. 애들이 어른에게 버릇없이 반말을 쓰면 그 책임의 80%는 어른한테 있다. 어른이 존댓말을 써야 아이들도 존댓말을 쓴다. 친절은 친절로 가르쳐야 한다. 로마에 가면 로마인이 되라. 좋은 말이다. 그러면 로마에서 온 손님은 어떻게 대해야 할까. 로마식으로, 아니면 우리식으로 대해야 할까. 정답은 손님이 원하는 대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