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조선시대 장영실이 로마에서 '최후의 만찬'을…

제9회 혼불문학상 수상작가 간담회

서철원 작가 '최후의 만찬'으로 수상

천주교 탄압, 로마와 조선으로 연결

심사위원회 "보기 드문 수작" 극찬

7일 제9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최후의 만찬’의 저자인 서철원 작가가 서울 마포구 다산북살롱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책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사진제공=다산북스7일 제9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최후의 만찬’의 저자인 서철원 작가가 서울 마포구 다산북살롱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책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사진제공=다산북스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동시대를 살아간 조선시대 인물 중 가장 연관성이 깊은 인물은 과학자 장영실이다. 천주교가 탄압받던 조선시대는 다빈치가 그린 ‘최후의 만찬’처럼 기독교인들을 박해한 로마 만큼이나 등장인물들이 불운한 삶을 살았다는 점에서 교차한다. 실종 이후 행방이 묘연한 장영실이 로마로 건너갔다는 나름의 추론을 갖고 소설을 썼다.”

제9회 혼불문학상 수상작으로 선정된 ‘최후의 만찬’의 서철원 작가는 7일 서울 마포구 다산북살롱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작품에 대해서 이같이 설명했다. ‘최후의 만찬’은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역사소설이다. 하지만 제목부터 다빈치의 작품 ‘최후의 만찬’을 소재로 하고 있다. 최후의 만찬 나오는 열두 제자 중 한 명으로 장영실이 등장하기도 하고, 조선시대 실학자 홍대용과 정조의 대화 속에 프리메이슨이 언급되기도 한다.


소설은 한국 최초의 천주교 탄압사건이 벌어진 진산군을 배경으로 한다. 실존인물인 선비 윤지충과 외종사촌 권상연이 천주교식으로 제례를 지냈다는 이유로 부모님 기일에 처형을 당하는 사건을 발단으로 하고 있다. 서 작가는 “제가 거주하는 전주의 정동성당 자리가 소설의 배경이 되는 순교지다. 최초의 순교라는 역사적 가치를 통해서 소설을 구상했지만 수만 명의 순교자 중 최초라는 내용만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역사와 사상의 이야기를 혼합해 보자는 차원에서 ‘최후의 만찬’을 접목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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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천주교 탄압이라는 주제를 다루면서도 ‘최후의 만찬’과 ‘장영실’이라는 다소 거리가 먼 소재를 연결고리로 삼고 있다. 서 작가는 “‘최후의 만찬’의 맨 오른쪽 끝에서 두 번째 인물을 장영실로 설정했다”며 “책에서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고 있지만 이후 조선시대 화가 김홍도의 관점에서 성균관에 보관된 장영실의 초상화를 통해 최후의 만찬에 나오는 인물과 동일인이라는 판단을 하도록 풀어냈다”고 말했다.

혼불문학상 심사위원장인 한승원 작가는 심사평을 통해 “‘최후의 만찬’은 역사소설이다. 하지만 통상적인 범주로 규정하기에는 무척 어려운 작품이다. 보통 역사소설은 스토리 위주로 구성돼 있어 독자들은 작가가 재구성해 놓은 역사적인 사건이나 인물을 따라 가면 된다. 하지만 ‘최후의 만찬’은 그렇게 호락호락 독자로 하여금 따라오기를 완강하게 거부하고 있다”고 했다.

혼불문학상은 대하소설 ‘혼불’을 펴낸 고(故) 최명희 작가를 기리는 상으로 2011년 제정됐다. 서 작가는 혼불문학상 외에도 학술연구서 ‘혼불, 저항의 감성과 탈식민성’으로 2017년 제12회 혼불학술상을 수상하는 등 ‘혼불’과 특별한 인연을 맺고 있다. 그는 “혼불을 통해 글쓰기를 배웠을 만큼 애착이 강하다. 혼불문학상이 제정된 2011년부터 총 5차례나 응모했을 정도로 오랫동안 작가로서, 소설가로서 혼불문학상 수상을 꿈꿔왔다”고 수상의 기쁨을 설명했다.




최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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