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광군제 1년 공들이는데…계륵으로 전락한 코세페

[코리안세일페스티벌 내달 개막]

中 홍보영상 등 제작 분주

韓은 3년 내리 예산 축소

기업·소비자들 모두 외면

0815A01 코리아세일페스타예산



지난주 말 중국 항저우의 알리바바 이노베이션센터. 이곳에 100여개의 왕훙 방송 스튜디오를 확보한 중국 왕훙미디어그룹 아로니안은 다음달 11일 중국 최대 쇼핑축제인 광군제를 맞을 준비를 하느라 일찌감치 밤샘 작업에 돌입했다. 1~3층 3만3,097㎡(1만여평) 규모의 스튜디오에는 100여명의 화장품 전문 왕훙들이 이날 새롭게 탄생할 ‘광군제 스타’를 기대하며 홍보영상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박위 아로니안 대표는 “중국 로컬 브랜드나 글로벌 브랜드나 십일절 하루에 사활을 걸고 1년간 준비한다”며 “당일 판매량이 기록으로 남으며 브랜드 인지도 또한 그 기록에 따라 치솟거나 추락해 십일절은 가장 큰 홍보 채널”이라고 귀띔했다.

중국 전역이 최대 쇼핑축제인 광군제로 들썩이는 가운데 올해로 5년째 혈세를 쏟아붓는 한국의 대표적 관치행정인 ‘코리아세일페스타’는 여전히 기업과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다. 특히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를 만들겠다며 정부가 지난 2015년 야심 차게 출범시킨 코세페가 민간의 관심을 얻지 못하는 가운데 내년도 관련 예산이 대폭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기사 3면


7일 서울경제가 국회로 넘어간 2020년 예산안을 취재한 결과 정부가 코세페에 책정한 예산은 22억8,900만원으로 올해보다 4억2,700만원 줄어들었다. 코세페 예산은 2016년 40억원, 2017년 51억원으로 늘었다가 현 정권 출범 이후인 2018년 34억5,000만원으로 줄었으며 2019년은 27억1,600억원으로 재차 축소됐다. 이런 가운데서도 참여업체 수는 2015년 92개에서 2018년 451개로 5배 가까이 증가했지만 주요 업체의 관련 매출은 2015년 4조4,558억원에서 4조2,378억원으로 오히려 감소했다. 기업들은 “정부의 압박으로 참여는 하지만 코세페보다 정기세일 준비에 더 집중한다”며 “사실 한국 기업들이 국내보다 중국 광군제에 더 올인하는 게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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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코세페가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나 중국의 광군제를 베껴 탄생시킨 졸속행정이니만큼 원점에서 재고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한 서울 사립대 경제학과 교수는 “강제성을 띠지만 기업의 자발적 참여가 어렵다면 서서히 예산을 줄여가며 흐지부지하느니 폐지하는 것이 낫다”고 지적했다.
/항저우=심희정 생활산업부장 박형윤기자 yvette@sedaily.com

맹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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