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기증 나는 일상, 고층빌딩 사무실에서 위태롭게 버티던 ‘서영’(천우희)이 창 밖의 로프공과 마주하게 되는 아찔한 고공 감성 무비 <버티고>. 영화 <버티고>가 남다른 공을 들여 완성시킨 사운드디자인과 영화의 감성을 지배하는 인상적인 사운드 트랙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을 준비를 마쳤다.
전계수 감독은 촬영 전부터 <버티고>는 사운드의 영화라고 선언할만큼 사운드디자인에 공을 들였다. <버티고>만의 독창적인 사운드 디자인은 전반적으로 인물들의 대사보다 공간을 지배하는 엠비언스와 이펙트, 사물 등의 사운드를 강조해 직조되었다.
‘서영’이 일하는 고층빌딩자체를 거대한 수족관에 비유해 빌딩에 갇혀있는 ‘서영’의 답답하고 어지러운 상황을 드러내는데, 이 때 관을 타고 물이 흐르는 소리, 기계나 사무집기가 삐걱거리는 소리, 바람소리 등의 사운드를 영리하게 활용해 감정을 서서히 고조시킨다. 또한 ‘서영’이 단계적으로 겪는 이명의 날카로운 사운드 역시 기존에 존재하는 소리를 차용하지 않고 과감하면서도 독창적인 사운드디자인을 위해 사운드팀의이펙트 디자이너와 다양한 레퍼런스를 공유하고 실험하는 과정을 거쳐 탄생했다.
특히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버티고>의 사운드트랙이다. 영화의 감성을 지배하는 음악은 전계수 감독의 전매특허라 할 수 있다. 뮤지컬영화 <삼거리 극장>에서부터 <러브픽션> 중 공효진을 향한 하정우의 고백 송으로 유명한 ‘알라스카’까지 전계수 감독의 특별한 음악 감성은 <버티고>에서도 이어진다.
마치 서영의 감정을 대변하는 듯 보컬의 허밍으로 가득한 메인 테마곡은 고공감성의 화룡점정을 찍으며 감성을 한껏 고조시킨다. 그리고 전계수 감독이 대학시절에 직접 쓰고 이번 영화의 모티브가 된 시를 가사로 담은 ‘널빤지 위의 사랑’까지. 관객들은 <버티고>를 채우는 다양한 음악들을 통해 전작들에서 보여주었던 것과는 또 다른 전계수 감독만의 특별한 음악적 감수성에 빠져들게 될 것이다.
영화의 감성을 지배하는 사운드 트랙과 과감하면서도 독창적인 사운드디자인으로 작품의 완성도를 자랑한 웰메이드 고공 감성 무비 <버티고>는 오는 10월 17일 개봉 예정이다.
최재경 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