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북부와 동부 리버사이드 인근에서 발생한 산불이 주택가로 번지면서 인명·재산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주요 전력회사들이 산불 발화 위험이 최고조에 이르자 사상 유례없는 강제단전 조치까지 취했지만 고온 건조한 샌타애나 강풍을 타고 불길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LA 소방국의 랠프 테라자스 국장은 LA 북부 샌퍼낸도밸리에서 일어난 새들리지 파이어로 가옥 25채가 전소했다고 말했다고 AP통신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불길은 7제곱마일에 달하는 삼림과 주택가를 덮었다. 한 중년 남성이 번지는 불길 속에 심정지를 일으켜 현장에서 사망했다고 현지 경찰은 말했다.
실마 지역 주민 에드윈 버나드(73)는 AP에 “마치 불의 장막이 양 사방으로 펼쳐진 것 같다”면서 “모든 곳이 불길로 뒤덮였다. 주민들은 떠날 수밖에 없었다”라고 말했다.
마이클 무어 LA 경찰국장은 현재 2만 가구, 10만 명의 주민에 대해 강제 대피령이 내려졌고 대다수 주민이 대피했다고 말했다. 일부 주민이 대피 후 귀가했으나 여전히 수만 명이 대피 상태라고 AP통신은 전했다.
소방 당국은 새들리지 파이어가 일어난 지역에 전날 최고 시속 80㎞의 고온 건조한 강풍이 불어 불길을 키웠다고 전했다. 현장에 1,000여 명의 소방관이 급파돼 화마와 싸우고 있으며, 소방 헬기와 항공기가 동원돼 공중에서 살수 작업을 펼치고 있다.
실마, 포터랜치 등에 불길이 번져 인근 주요 고속도로도 폐쇄된 상태다. 이 불의 발화 원인은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LA 동쪽 리버사이드 카운티에서도 주민 1명이 사망하고 가옥·건물 75채가 불에 탔다. 89세 여성이 이동 주택에서 대피 중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버사이드 일대에는 이동식 목조 주택이 많아 산불에 취약한 상태라고 소방국 관계자는 전했다.
AP통신은 소방 당국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이번 주 남 캘리포니아에서 산불로 인한 사망자가 3명으로 집계됐다고 전했다.
북 캘리포니아에서는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과 와인 산지인 나파·소노마 카운티, 내륙 센트럴밸리와 새크라멘토 북쪽 뷰트 카운티 등지에 강제단전 조치가 내려졌다가 다수 지역에서는 전력 공급이 재개됐다.
북 캘리포니아에서 단전 조치의 영향을 받은 주민은 200만 명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