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스페인 남부로 훌쩍 자동차 여행을 떠났다. 여행을 함께할 차량을 고민하다 한국에서는 보기 드문 ‘DS7 크로스백’을 선택했다. 국내에는 올 초 출시됐지만 아직 대중화되진 않았다. 화려한 디자인에 밤이 되면 더 멋진 나이트 비전까지 유럽 풍경과 잘 어우러졌다. 그라나다, 세비야, 말라가, 프리힐리아니 등 남부 안달루시아 지방을 돌며 긴 시간을 달렸지만 DS7은 명성답게 편안함 그 자체를 선사했다.
DS7 크로스백은 프랑스 대통령인 에마뉘엘 마크롱이 취임식 때 의전 차량으로 선택하며 더욱 유명해진 모델이다. 프랑스어로 여신을 뜻하는 ‘Deesse’에서 발음을 따온 DS는 프랑스식 자유, 실용적인 모습을 강조하며 아름다운 디자인으로 호평이 나 있다. DS7 크로스백은 플래그십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치고는 휠베이스가 작다. 하지만 외관 곳곳에 파격적인 디자인을 도입해 시선을 사로잡는다. 여기에 파리의 밤, 에펠탑 빛깔에서 따온 비잔틴 골드 페인트가 멋스러웠다.
시동을 걸자 반짝거리는 LED램프가 180도 회전하며 빛을 내뿜는다. 후면의 LED램프는 파충류의 비늘을 형상화한 3D 리어램프를 도입했다. 차량 전면의 육각형 그릴은 주변을 크롬으로 감싸 화려함을 더했다. 이 때문에 이 차량은 밤에 더 빛이 난다. DS엠블럼 위아래도 전방 카메라, 적외선 카메라 등이 있어 ‘나이트 비전’모드를 선택하면 더욱 안전하게 운행할 수 있다. 전면 그릴에 있는 적외선 카메라를 통해 전방 50cm부터 100m 이내에 있는 보행자와 동물을 완벽히 구분할 수 있다. 헤드 램프는 속도를 낮추면 빛을 넓게 퍼뜨려 주변을 환하게 비추고, 속도를 높이면 빛을 모아 멀리 보내 운전자를 돕는다
실내 인테리어도 고급스럽다. 지난 2018 국제 자동차 페스티벌에서 ‘가장 아름다운 인테리어’로 선정된 DS7 크로스백 인테리어는 프랑스의 고급 수제 맞춤복인 ‘오트쿠튀르’에서 영감을 받았다. 여기에 독특한 버튼 구성은 DS7만의 개성을 표현해준다. 시동버튼의 위치가 대쉬보드 상단에 위치한 다이얼 시계 아래쪽에 달려있고 윈도우 스위치가 변속 기어레버 주변에 배치돼 다른 차량과는 확연히 다르다. 여기에 대쉬보드와 도어 트림 곳곳에 마름모꼴의 마감을 적용했을 뿐 아니라 2열 레그룸도 넉넉해 뒷좌석에서도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DS7 크로스백에 탑재된 반자율주행 시스템도 매력을 한층 더했다. 한적한 시골길에서 레벨 2에 해당하는 ‘커넥티드 파일럿’을 실행하자 시속 100km의 곡선구간에서도 정확히 차선 중앙을 유지했다. 앞차와 간격을 유지하는 자동 제동 역시 전혀 불편하지 않았다. 속도를 180km/h까지 높여도 이 기능은 전혀 흐트러짐이 없었다. 특히 DS7은 프랑스 음향 전문기업 포칼의 14개 스피커가 탑재돼 낭만적인 스페인 남부 여행을 한층 풍성하게 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