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고와 외국어고·국제고를 일반고로 ‘일괄전환’하는 것에 대해 부동산 전문가들은 강남구 대치동 등 이른바 교육 특구로의 쏠림을 더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자사고 등이 강남에 편중된 교육여건을 그 외 지역으로 분산시켰는데 일반고로 다 바뀔 경우 집중화 현상이 다시 강해질 수 있다는 것이 핵심이다.
실제로 지난 7월 서울시 교육청이 자사고 취소에 나서자 강남 아파트 매매·전세가가 들썩였다. 대표적으로 명문 학원이 몰려 있는 대치동은 상한제까지 겹치면서 매매·전세수요가 집중되고 있다.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84㎡는 6월 24억원에서 9월에는 27억9,800만원까지 매매 실거래가가 상승했다. 전셋값도 6월 12억5,000만원 수준에서 이달에는 14억원까지 오른 상태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강남구의 3.3㎡당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올해 첫 5,000만원을 넘겨 11일 현재 5,157만원이다. 2013년 3.3㎡당 2,843만원에서 꾸준히 올라 2017년에 4,000만원을 넘기더니 2년도 안 돼 3.3㎡당 1,000만원이 껑충 뛰었다. 여기에 여러 이유가 있지만 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교육 정책 변화가 한몫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학군 수요의 분산효과가 사라지면 결국 지역 내 서울대 진학생 수가 가장 많은 곳이 주목받을 것”이라며 “학군과 함께 대형 학원가가 몰린 대치동·목동·중계동·대흥동 일대 집값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교육 환경이 좋은 강남에서 8학군이 다시 부활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일반고 전환에 따른 영향이 적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과거에 비해 교육이 부동산에 미치는 절대적 영향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라며 “내년 1~2월 이사철이 자사고 폐지가 집값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가늠할 수 있는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