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돈 부산시장이 15일 오후 시청 회의실에서 부산대개조의 핵심과제인 원도심에 대한 민선7기 철학이 집결된 ‘혁신을 통한 원도심 대개조 비전’을 발표했다. 지난 2월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참석해 적극적인 지지를 보낸 ‘부산대개조 비전’을 선포한 지 8개월여 만에 부산시가 ‘연결·혁신·균형’의 구체적 구상안 발표에 나선 것이다. 이날 발표식에는 오 시장을 비롯한 원도심권 구청장 6명 모두와 정부, 유관기관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원도심은 부산의 중구·서구·동구·영도구·부산진구·남구 등 6개 구로 총면적은 97.01㎢에 달한다. 이들은 부산의 중심지이자 도심지역으로 번창했으나 현재는 도시 쇠퇴도가 전국 최고 수준인 95%로 소멸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부산시는 원도심 쇠퇴 이유로 일제가 부산을 대륙진출의 교두부로 구축하기 위해 수립했던 도시계획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꼽으면서 이처럼 낡고 왜곡된 도심 관리체계를 바꾸기 위해 ‘부산 원도심권 관리계획’을 수립한다고 밝혔다.
부산시는 지금 부산 원도심지역에서 대한민국 도시역사상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도전들인 ‘북항재개발·경부선 철도지하화·2030부산월드엑스포 유치’가 동시에 추진되고 있는 만큼 지금이 원도심대개조를 이룰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 판단하고 사업을 주도하겠다는 입장이다. 먼저 북항재개발 2단계 지역을 ‘특별건축구역’으로 지정해 난개발을 막고 원도심 발전을 위한 중추 관리기능과 시민 여가 공간이 더욱 확충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또 100년간 도심을 단절시켰던 경부선 철도의 지하화가 추진됨에 따라 폐선부지의 활용과 인근 지역 재생사업을 촉진하기 위해 최초의 폐선부지 개발 가이드 라인인 ‘부산시 폐선부지 및 인근지역 재생지침’도 조속히 마련한다. 특히 2030부산월드엑스포의 북항 유치를 계기로는 항만시설·군사시설 재배치와 낙후된 도시기반시설을 대대적으로 확충해 부산발전을 50년 앞당기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부산시는 ‘물길·도심길·하늘길’을 만들고 이를 ‘수직이음’으로 연결해 부산 대도심권 시민생활축을 완성하겠다는 비전이다. 이를 구체화하는 27개 핵심사업도 함께 추진한다. ‘물길사업’은 해양지역인 남항·북항과 도심하천인 동천을 연결하는 사업이다. ‘물길사업’에는 영도물양장 재생, 우암·감만 연구개발(R&D)지구 조성, 범천수변공원 조성 등 7가지 사업을 추진해 해양 신산업을 육성하고 도심 속에서도 시민들이 쉴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한다. 부산시는 바닷길과 하천길 사업의 추진에 발맞춰 부산항과 동천에 시티크루즈를 운항해 해양도시 부산의 장점을 살릴 예정이다.
‘도심길사업’은 원도심이 가진 풍부한 역사자산은 보전하고 단절되고 노후화된 곳은 시민을 위한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사업이다. ‘도심길사업’으로는 철길 생태공원화 및 혁신지구 조성, 동서고가교 하늘공원 조성, 백년옛길 조성 등 7가지 사업을 추진한다. ‘하늘길사업’은 원도심 지역에서 가장 어려운 문제인 산복도로 일원을 근본적으로 혁신하고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사업이다. 원도심 산복도로에는 노후화된 주거 불량 주택이 약 12만 채 산재해 있으며 공·폐가는 점점 늘어가는 추세이다. 시는 ‘산복도로 사면형 혁신주거지 조성사업’을 통해 경관특성을 살린 부산형 주거재생모델로 만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산복도로 망양로의 지형적 특성을 최대한 살려 차도를 복층화하고, 상부 공간을 공원 및 보행로로 조성하여 바다 경관을 즐길 수 있게 입체화하는 등 공간혁신계획도 마련할 계획이다. 산복도로 일원은 부산의 근현대 역사가 오롯이 녹아있고, 바다를 조망하는 경관이 빼어난 곳이 많아 부산의 자산이기도 하다. 시는 망양로 카페거리 조성사업과 하늘길 관광특화사업을 추진해 산복도로 일원을 관광명소로 만들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동구·중구·영도구 등 6곳에 바다와 도심, 산복도로를 수직으로 잇는 ‘수직 이음길 사업’을 통해 산복도로와 도심지, 수변공간을 연결하고 보행 및 교통체계를 개선한다. 이를 위해 바다, 원도심 중앙로 및 산복도로를 수직으로 연결하는 광로를 개설해 미니열차 등 새로운 교통수단을 설치하고 녹지축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부산시는 이렇게 산, 바다, 도시가 수평과 수직축으로 서로 연결되면 시민의 삶과 괴리되었던 원도심의 바다는 산복도로까지 연결되면서 부산시민들의 일터이자 삶터, 놀이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 시장은 “떠나간 원도심을 돌아오는 원도심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물길과 도심길, 하늘길을 만들고, 이음을 통해 부산 대도심권 시민생활축을 완성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시민 여러분의 의견을 수렴해 원도심이 대개조를 통해 새로운 전기를 맞이해 시민행복도시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부산=조원진기자 bscit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