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시로여는수요일] 꿈과 상처

김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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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대로 살고 싶다

나대로 살고 싶다

어린 시절 그것은 꿈이었는데

나대로 살 수밖에 없다

나대로 살 수밖에 없다

나이 드니 그것이 절망이구나

꿈과상처



꿈과 상처는 청과물 상점에도 있었지. 피망은 피망답게 살고 싶었는데 어머니는 파프리카가 되라 하셨다네. 노랑 모자 씌워주고 붉은 가방 메어주고 주황 버스에 태워 파프리카 학원에 보냈다네. 가지는 가지답게 살고 싶었는데 아버지는 포도가 되라 하셨다네. 고대 왕족처럼 편두를 하고 넝쿨허리 늘어나는 체조를 하러 요가학원에 다녔다네. 피망은 결국 피망이 되었는데 평생 걸려 제자리 도착했다며 푸르게 웃네. 가지는 결국 가지포도가 되었는데 가지도 아니고 포도도 아니라며 피망을 부러워하네. 꿈은 사과와 같아서 멀리서 보면 빛나지만 뒤집어 보면 상처라네. < 시인 반칠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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