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인터넷銀 사업 참여 잇단 포기 이유 모르나

모바일 금융 서비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가 제3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를 신청했다. 하지만 참여 의사를 밝힌 곳이 ‘토스 컨소시엄’과 소상공인연합의 ‘소소스마트뱅크준비단’ 등 세 곳에 불과해 흥행을 기대했던 제3 인터넷은행은 절반의 성공에 그쳤다는 평가다. 마지막까지 재도전 여부를 검토했던 다우키움그룹은 최종적으로 불참을 결정했다. 자금줄 역할을 기대했던 신한금융지주와 NH농협지주 역시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네이버와 인터파크 등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은 일찌감치 국내를 포기하고 대만이나 일본 등으로 방향을 틀었다.

인터넷은행은 ICT 기반의 금융혁신을 통해 핀테크 산업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았다. 앞서 인터넷은행 인가를 받았던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모바일뱅킹과 비대면 계좌 개설 등을 통해 금융시장의 ‘메기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사업이 본궤도에 오른 지 2년이 지난 지금 어떠한가. 이익을 내기는커녕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 걸려 꼼짝도 못하지 않은가.


KT는 케이뱅크의 대주주가 되겠다며 적격성 심사를 신청했지만 정부 입찰 담합 혐의로 심사 절차가 중단돼 애를 먹고 있다. 대주주 적격문제가 해소된 카카오뱅크는 한국투자증권이 공정거래법 위반에 걸려 증자가 지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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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산업을 혁신하겠다고 해놓고 발목을 잡고 있으니 산업 육성 의지가 과연 있는지 의심스럽다. 미국과 영국 등 금융 선진국에서는 특정 법률 위반 전력을 인터넷은행 대주주 결격 사유로 삼는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홍콩과 싱가포르의 경우 과감하게 인터넷은행을 인가해 금융시장의 경쟁을 꾀한다니 국내 상황과 비교해보면 기가 찰 노릇이다.

금융산업의 규제개혁은 신산업 태동으로 이어져 우리 경제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시험대다. 이렇듯 중차대한 시기에 또다시 스스로 기회를 걷어차서야 되겠는가. 지금이라도 규제를 혁파해야 그나마 키우던 메기가 도망가지 않는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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