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정책

홍남기 "日수출규제 물밑 협상 중"…연내 해결 의지 드러내

뉴욕 IR서 親노동정책 유지 묻자

"기업 흡수능력 고려 보완" 답변

수출 부진 원인 반도체·中 꼽아

"내년 재정조기집행할것" 밝히며

디플레 우려엔 "동의 못 해" 반박도

홍남기(가운데) 경제부총리가 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세인트 레지스호텔에서 열린 한국경제 설명회에서 참석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제공=기재부홍남기(가운데) 경제부총리가 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세인트 레지스호텔에서 열린 한국경제 설명회에서 참석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제공=기재부



“지금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 등 노동친화적 정책을 펼쳐온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 이런 정책이 더 도입될 것인지 궁금합니다”(피터 마 포인트스테이트캐피털 매니징디렉터)

해외투자자들은 16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세인트 레지스 호텔에서 열린 한국경제설명회(IR)에서 문재인 정부의 친노동정책 기조 전환을 포함해 디플레이션 우려 및 수출대책,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의 폴리시믹스 등 한국경제의 성장전망에 대해 다방면으로 관심을 나타냈다. 수출 및 투자 지표가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올해 2% 성장률 달성조차 불투명한 상황에서 지난 2년간 ‘소득주도성장’을 주창해온 정부가 경제활력을 어떻게 제고해 나갈지에 대한 물음인 셈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경제부총리는 해외투자자들이 노동정책에 궁금증을 자아내자 “기업과 시장의 흡수능력을 고려해서 보완작업이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토마스 번 코리아소사이어티 회장은 “물가하락 원인을 무엇으로 보는지. 디플레이션의 시작이라고 보는가”라는 첫 질문을 던졌고, 패트릭 도일 BoA메릴린치 주식영업 부문 대표는 “반도체산업 여파로 한국이 수출 부진을 겪고 있는데 회복 전망과 대책”을 물었다. 또 확장재정을 통해 투자와 소비진작 중 어느 부문에 집중하는지, 재정조기집행과 통화정책과의 공조 방향 등 경기부양에 대한 질문이 나왔고 그 외 기업 거버넌스와 관련된 윤리강령 및 스튜어드십코드, 남북경협 가능성에 대한 문의도 이어졌다.


홍 부총리는 10개월째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는 수출에 대해 반도체 가격 급락과 중국 수출 부진을 원인으로 제시했다. 그는 “내년 초 반도체 가격이 회복되고 미중 무역갈등 해소 등 대외여건이 호전되면 플러스로 전환할 것”이라고 내다보면서 “가용한 모든 정책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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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수출규제와 관련해 홍 부총리는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는 상황은 아니지만, 어떤 형태이든 연말을 넘기지 않고 해결돼야 내년을 준비하는 기업의 불확실성이 거둬진다”면서 “물밑에서 협의 노력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오는 22일 나루히토 일왕 즉위식에 이낙연 국무총리가 참석하는 것이 좋은 모멘텀이 될 수 있고 조금이라도 진전이라고 주목했다. 그는 17~1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에서 ‘글로벌밸류체인이 손상돼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을 통해 간접적으로 수출규제 문제를 거론할 예정이다.

확장재정과 재정조기집행 계획도 밝혔다. 홍 부총리는 “경제성장 동력이 민간투자와 소비, 수출에 의해 견인돼야 하는데 글로벌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민간 투자여력이 줄어 재정이 선제적으로 역할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예산은 내년 초부터 조기집행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디플레이션 우려를 놓고 홍 부총리는 “올해 소비자물가는 약 0%대 중반, 내년은 1%대 초반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정책당국 입장에서 늘 경계하지만 디플레이션에 빠졌다거나 우려가 크다는 지적에 동의하기 힘들다”고 반박했다.

홍 부총리는 앞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나아가는 한국경제’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한국 경제는 튼튼한 대외건전성, 견고한 재정, 균형 잡힌 산업구조라는 3대 충격 완충장치를 바탕으로 강한 복원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충분한 정책여력, 정부의 강한 의지와 함께 과거 위기를 가장 먼저 이겨냈던 한국의 ‘극복 DNA’를 바탕으로 어려운 대내외 여건을 다시 한번 잘 헤쳐나갈 것”이라며 해외투자자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투자를 당부했다.

이번 IR은 지난 2017년 1월 유일호 전 부총리 이후 3년여 만에 개최됐다. 제임스 퀴글리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부회장, 쇼어드 리나트 JP모간 기업금융 글로벌 헤드, 조나선 그레이 블랙스톤 최고운영책임자(COO), 존 스터진스키 핌코 부회장, 마이클 쿠쉬마 모건스탠리 최고투자책임자(CIO) 등 글로벌 투자은행(IB)과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 이코노미스트 100여명이 참석했다.
/뉴욕=황정원기자 garden@sedaily.com

황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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