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도 더 된 일’ 광고 카피 한 줄이 다시 유니클로 불매운동에 불을 붙였다.
유니클로 측은 “일제강점기를 의도한 것은 아니다”라고 입장을 밝혔으나 의혹은 점차 불어나고 있다.
15일부터 국내에 방영되고 있는 ‘유니클로 후리스 : LOVE & FLEECE’ 광고의 자막이 한국 소비자들을 기만한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영상에는 화려한 옷차림의 93세 여성과 13살 소녀가 등장해 영어로 대화를 나눈다. 소녀는 할머니에게 “스타일이 정말 좋다. 제 나이 때는 옷을 어떻게 입었냐”고 묻고, 93세 여성은 이에 대해 “맙소사, 그렇게 오래 전 일은 기억하지 못해!(Oh My God, I can‘t remember that far back!)”라고 답했다.
그러나 국내편 자막에는 이 부분이 “맙소사, 80년도 더 된 일을 기억하냐고?”라고 번역돼 있다. 네티즌은 원작에 없는 ‘80년’이라는 키워드가 등장한 배경으로 한국 내 번지고 있는 불매운동을 의식해 넣은 것 아니냐는 의혹을 꺼냈다.
80년 전인 1939년은 일제의 ’조선인 노무동원‘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시기다. 조선인 노동자를 중요 산업시설에 강제 배치하는 징용과 조선인 여성이 위안부로 전선에 동원되기 시작한 시기와 일치한다.
이 광고의 일본어 편에서는 “옛날 일은 잊어버렸어(昔のことは, 忘れたわ)”라는 자막이 있는 만큼 일부 네티즌은 유니클로가 “위안부 피해자를 조롱하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이건 정말 의도된 광고라고 밖에 볼 수 없다. 유니클로는 이제 완전히 돌아올 수 없는 선을 넘었다”며 “이젠 우리 네티즌들과 불매운동을 넘어 진정한 퇴출운동을 펼쳐 나가야겠다”고 말했다.
유니클로 측은 “98세의 패션 콜렉터와 13세의 패션 디자이너를 모델로 기용한 것”이라며 “나이 차이가 80살이 넘는 두 사람이 후리스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하기 쉽도록 글로벌 광고와는 별도로 자막 처리했다. 일부 언론 보도나 온라인 커뮤니티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