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르드 민병대가 터키와의 합의로 시리아 북동부의 한 도시에서 완전히 철수했다. 이에 따라 미국 중재로 이뤄진 터키-쿠르드 간 휴전 및 안전지대 설치 합의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쿠르드 민병대 인민수비대(YPG)가 주축을 이룬 시리아민주군(SDF) 소속 전투원들과 부상자들은 20일(현지시간) 터키가 점령한 시리아 북동부 도시 라스 알-아인에서 철수했다. AFP통신은 “SDF 소속 전투원과 부상자 등을 태운 50여대의 차량이 라스 알-아인을 떠났다”고 전했다. 이들이 떠난 직후 현지 병원 시설에서는 불길이 타올랐다고 통신은 덧붙였다.키노 가브리엘 SDF 대변인도 성명에서 “미국이 중재한 터키와의 군사작전 중단 합의 일부로 우리는 라스 알-아인에서 모든 SDF 전사들을 철수시켰다”면서 “이 도시에 우리 전사는 더는 없다”고 발표했다.
터키와 쿠르드는 지난 17일 미국의 중재로 5일 동안 조건부로 휴전하기로 합의했다. YPG가 120시간 안에 터키가 설정한 시리아 북동부의 안전지대(완충지대) 밖으로 철수하고 터키군이 안전지대를 관리하는 것이 휴전 조건이다. 터키는 시리아 북동부 국경을 따라 폭 30㎞ 지역에 안전지대를 설치하고 자국 내 시리아 난민 약 360만명 가운데 일부를 이주시킬 계획이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20일 이스탄불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만일 쿠르드 민병대가 합의를 존중하지 않으면 120시간이 지난 뒤에 ‘평화의 샘’(터키의 시리아 공격 군사작전) 작전을 재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무장관은 이날 오는 22일 러시아 소치에서 열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에르도안 대통령의 정상회담에서 시리아 북부 만비즈와 코바니로부터 YPG 대원들을 철수시키는 문제가 논의될 것이라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