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
지난주 미국 뉴욕 증시의 3대 주가지수는 중국의 성장률 둔화와 미국의 부진한 경제 지표로 인한 우려 속에 혼조세를 보였다.
지난 한 주간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0.17% 하락한 반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와 나스닥은 각각 0.54%, 0.4% 올랐다.
중국의 지난 3·4분기 성장률이 부진한 점이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를 높였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지난 18일(현지시간) 발표한 중국의 3·4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6%로, 관련 통계가 있는 지난 1992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여기에 지난 16일 발표된 미국의 소매판매와 산업생산 등 주요 지표도 시장 예상보다 부진하며 경기 침체에 대한 불안감이 한 층 고조됐다.
다만 3·4분기 미국 기업들의 실적이 예상보다 양호한 점은 증시에 지지력을 제공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팩트셋에 따르면 18일까지 실적을 발표한 약 70개 기업 중 80% 이상이 예상보다 양호한 순익을 기록했다. 이날 실적을 발표한 코카콜라도 3·4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 상승한 95억 달러(약 11조원)를 기록했다.
◇채권시장
지난주 미 국채 가격은 영국과 유럽연합(EU)의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Brexit) 새 합의안에 대한 영국 의회 표결을 앞두고 상승했다.
통화 정책에 특히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지난 한 주 3.6bp 떨어졌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19일 영국 의회의 브렉시트 표결 전 미 국채시장은 등락을 거듭하다 부결될 가능성에 결국 올랐다. 지난 17일 영국과 EU가 브렉시트 초안에 합의했다고 발표한 직후에는 낙관론이 퍼졌지만 북아일랜드의 민주연합당(DUP)이 반대 의사를 공식화하며 비준 가능성이 불투명해졌다는 쪽에 힘이 실렸다.
결국 19일 영국 하원은 브렉시트 합의안 승인투표에 앞서 토론을 벌일 끝에 브렉시트 이행법률이 제정될 때까지 브렉시트 합의안 승인을 미루는 내용의 올리버 레트윈 경의 수정안을 가결했다. 이에 따라 당초 31일 예정됐던 브렉시트 이행이 연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외환시장
미 달러화 가치는 경제지표 부진과 브렉시트 새 합의안에 대한 영국 의회 표결 영향으로 하락세를 기록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는 지난주 1.05% 내려 최근 17주 동안 가장 큰 하락률을 보였다.
지난주 발표된 미국의 9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3% 하락하며 지난 2월 이후 7개월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같은 달 산업생산도 전달보다 0.4%나 하락했다. 잇따른 경제지표 부진에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이번 달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가 커져 달러에 부담을 주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반면 지난 19일 브렉시트 합의안이 의회를 통과할 경우 유로존의 경기침체를 막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에 유로는 달러 대비 최근 7주 동안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날 브렉시트 이행법률이 제정될 때까지 브렉시트 합의안 승인을 미루는 수정안이 가결되면서 이달 말 예정된 브렉시트는 연기될 가능성이 커졌다.
◇원유시장
국제유가는 중국의 성장 둔화와 급증한 원유재고 등의 영향으로 하락했다.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1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지난주 1.7% 하락했다. 같은 기간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12월물 브렌트유 가격도 0.82% 내렸다.
지난 18일 발표한 중국 3·4분기 GDP 증가율이 중국 정부가 목표한 경제성장률(6.0~6.5%)을 간신히 달성한 것으로 나타나자 이마저도 붕괴할 경우 글로벌 경제 침체에 대한 우려가 더 깊어질 것이란 불안이 확산했다. 중국 경기 둔화는 글로벌 원유 수요 부진 우려로 직결되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지난주 미국 원유재고가 930만 배럴 늘어난 점도 초과 공급 부담을 키워 국제유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미국 원유 시추업체 베이커휴즈는 지난 주 미국 내에서 운영 중인 원유 채굴 장비 수가 1기 늘어난 713개라고 발표했다. 원유 채굴 장비 수 증가는 미국 내 산유량 증가 가능성을 키운다.
◇주간전망(21~25일)
이번 주 투자자들은 브렉시트의 향방에 주목할 전망이다.
존슨 총리와 EU가 새 합의안을 마련했지만 표결조차 부쳐보지 못한 가운데 존슨 총리는 ‘노딜 브렉시트 방지법’에 따라 EU 측에 연기 서한을 보냈다. 이에 대한 EU의 반응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21~22일 의회에서 합의안에 대한 재표결이 추진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주요 기업들의 3·4분기 실적 발표도 속도를 낸다. 아마존과 보잉·캐터필러·마이크로소프트(MS), 인텔 등을 포함해 130개 가량이 이번 주 실적을 발표한다. 지난주에 이어 이번 주에도 기업들이 시장의 우려보다 양호한 순익을 발표하면 주가 상승에도 동력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보제공업체 마킷의 10월 미국 제조업 및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 등도 눈여겨 볼 지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