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계열사 지분을 허위로 공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롯데그룹 계열사 9곳이 1심에서 전부 유죄가 확정돼 1억원씩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안재천 서울중앙지법 형사15단독 판사는 22일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호텔롯데·롯데지알에스·롯데건설·롯데물산·롯데알미늄·롯데캐피탈·롯데케미칼(011170)·롯데푸드(002270)·부산롯데호텔 등 롯데 계열사 9곳에 대해 벌금 1억원씩을 선고했다. 안 판사는 “공정거래법 규제 대상에서 해외 계열사가 배제된다고 볼 수 없다”며 “롯데그룹은 신격호 명예회장을 정점으로 한 지배구조 상 이들을 공시 신고에서 누락할 경우 각종 규제에서 면탈되는 실익을 얻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롯데쇼핑(023530)이 스스로 법인 인감을 날인해 취합된 계열사 주식 자료의 적정성 여부를 판단했으므로 양벌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롯데계열사들은 2014~2016년 총수 일가가 보유한 광윤사·일본 롯데홀딩스 등 16개 해외계열사들의 지분을 ‘동일인 관련주’가 아닌 ‘기타주주’로 허위 신고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공정거래법 68조는 롯데와 같은 상호출자제한 기업이 주식 소유현황 등을 허위 신고한 경우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한다. 이들은 당초 검찰로부터 각각 벌금 1억원의 약식명령을 받았으나 이에 불복해 정식 재판을 청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