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친환경 정책’을 앞장서 수행하고 있는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현재 전체 설비용량의 2.7%에 불과한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오는 2030년까지 24%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특히 288MW 수준인 태양광발전소 용량을 2030년까지 5.4GW로 대폭 늘려 이 같은 목표를 달성한다는 복안이다.
한수원의 친환경 전략은 새만금 재생에너지 사업에서 특히 잘 드러난다. 한수원은 세계 최대인 2,100㎿ 규모의 수상 태양광발전소를 건립하는 이 프로젝트를 ‘주민참여형’으로 추진하고 있다. 새만금 주변의 3개 시·군 주민이 참여해 발전소 운영 수익을 공유하는 이 프로젝트는 지역민 우선 채용, 테마파크·둘레길 조성 등을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유도할 방침이다.
한수원은 전남 신안군 비금도 염전부지에 300㎿ 규모의 육상 태양광발전소를 짓는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비금도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설립된 신재생에너지 주민협동조합과 건설사가 공동으로 출자하는 이 사업이 본격적인 탄력을 받으면 신규 일자리를 한가득 창출하는 것은 물론 소금값 폭락으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주민들의 소득 증대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한수원이 운영하는 ‘농가 참여형 영농병행 태양광발전소 보급사업’도 농민들의 실질적인 소득 증가에 도움을 주면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기존 농법 그대로 벼·밭농사를 지으면서 태양광발전 사업도 가능하도록 설계한 태양광 설비다. 지난 7월 준공한 전남 영광군 산덕마을 태양광발전소가 이런 모델로 추진됐다. 한수원 관계자는 “산덕마을 발전소로 앞으로 20년간 매달 200만~250만원의 마을 소득이 창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한수원은 지난 2017년 청평수력발전소 인근에 73㎾급의 영농병행 태양광발전소 사업을 성공적으로 완료한 바 있다. 당시 이 사업을 통해 수확량이 급감할 것이라는 일부 우려와 달리 일반 농지 대비 86%의 수확을 올려 사업성을 확인한 것은 물론 영농병행 태양광발전시스템과 관련한 특허를 획득하기도 했다.
한수원은 풍부한 경험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해외 발전소 건립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한수원은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서 북서쪽으로 950㎞ 떨어진 다출라 지역에 30㎿ 규모의 수력발전소를 준공했다. 한수원이 해외에 수력발전소를 세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009년 5월 건설에 착수했으나 열악한 여건으로 공사 기간이 수차례 연장되는 우여곡절 끝에 결실을 맺었다.
한수원은 최근 현대차그룹과 ‘전기차 폐배터리 재활용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 공동개발 업무협약(MOU)’도 맺었다. 전기차에서 사용한 배터리를 회수해 ESS 용도로 재활용하는 사업이다. 전기차 배터리의 환경 오염 문제 해결과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하는 ESS 확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겠다는 포부다. 2030년까지 3,000㎿h 규모의 폐배터리 재활용 ESS를 보급하는 게 목표다. /세종=나윤석기자 nagij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