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훈 팀매드 감독과의 인터뷰에서 그가 가장 많이 쓴 표현은 ‘재미’와 ‘즐거움’이었다. 왜 격투기 선수의 길을 택했는지, 왜 지도자를 결심했는지, 왜 다른 나라 명문 체육관을 찾아 직접 수업을 들어보는지, 왜 MMA의 기술체계를 정리하는지 등의 이유는 모두 “그렇게 하는 게 즐거웠기 때문”이었다.
“일을 시작할 때 이다음은 지도자가 되고 그다음은 뭘 하는 계획을 세운 적은 없었다”며 “운 좋게 즐길 수 있는 대상, 내가 좋아하는 분야를 찾게 돼 그 순간순간 즐거움을 느끼고 계속해나가는 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얼마 전 방문한 베트남의 한 의류산업 관계자가 이제는 의류 생산이 원단 절단부터 마무리까지 모두 컴퓨터로 이뤄지는 실험을 하고 있다고 했다”며 “다음 세대가 선택할 수 있는 직업의 종류가 지금 세대와는 다를 것이라는 유추를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직업이 변화하고 부동산 가격 등이 뛰면서 미래세대에는 결혼·취업·출산 등 인생의 정해진 틀이라는 개념이 점점 사라지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양 감독이 제시하는 대안은 ‘자신의 인생 방향을 정하라’는 것이었다. 그는 “일반적인 부인지, 아니면 즐거움인지 삶의 방향이 정해지면 그에 맞춰 움직일 수 있다”고 했다. 양 감독은 “일을 즐기면서 하는 게 가장 좋기는 하지만 사실 즐길 만한 일을 찾는 것이 젊은 세대에게 가장 큰 어려움일 수 있다”며 “어렵기는 하지만 찾았다면 그 자체가 행운이니 그렇게 나가고, 내가 잘 못한다고 느끼더라도 그 분야의 다른 직업을 가질 수 있다”고 했다. 마치 양 감독 자신이 격투기를 좋아해 선수를 하다 지도자가 더 적성에 맞아 길을 틀었던 것과 마찬가지다. 그는 “핵심은 좋아하는 일을 찾았다면 중간에 급격히 다른 분야로 바꾸지 말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 감독은 “일단 해봐야 좋아하는지 아닌지 알 수 있다”며 “저 같은 경우 예전에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단순 반복적인 직업은 맞지 않다는 걸 절실히 깨닫기도 했다”며 웃었다.
양 감독은 내년께 주짓수 시합에 선수로 출전할 작정이라고 한다. 수익은 없고 오히려 출전비를 내는 활동이다. 그는 역시 그게 즐거워서 한다고 했다. “할 수 있을 때 피터팬처럼 살아보겠다”고 그는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