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보세라닙의 임상 3상에서 직접적인 항암효과를 입증할 수 있는 무진행생존기간(PFS) 등에서 좋은 결과를 얻은 데다, 낮은 부작용으로 안전성까지 입증했기 때문에 임상적 유의미성을 충분히 확보했다고 확신합니다.”
최근 위암치료제 리보세라닙의 임상 3상 성공을 선언하고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품목허가 절차에 돌입한 에이치엘비(028300)의 진양곤(사진) 대표는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전체생존기간(OS)의 유의미성은 없지만 다른 장점이 많은 만큼 충분히 품목허가를 받고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암세포로 향하는 신생혈관 형성을 억제해 암을 죽이는 리보세라닙은 위암 3·4치료제로 FDA에 허가를 신청한다. 세포독성항암제와 표적항암제를 1차와 2차치료제로 처방했음에도 호전을 보이지 않는 환자들에게 투여한다. 진 대표는 “3차 치료를 받는 환자는 장기간의 세포독성항암제 치료로 신체 기능과 체력이 저하돼 있다”며 “리보세라닙은 이런 환자들에게 충분한 효능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 강조했다.
리보세라닙은 최근 유럽종양학회(ESMO)의 ‘진행성 식도-위암 분야’에서 ‘베스트 오브 ESMO’로 선정됐다. 블록버스터 면역항암제 옵디보, 키트루다 등 20여개의 신약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지난 2014년 미국 임상종양학회(ASCO)에서 ‘베스트 오브 ASCO’에 오른 데 이은 성과다.
하지만 리보세라닙을 둘러싼 시장의 평가는 엇갈린다. 위암이 미국에서 희귀암으로 분류되는 만큼 매출을 일으키기 힘들 것이라는 예측이 있는가 하면, 3세대 면역항암제가 대세로 떠오른 지금 2세대 표적항암제인 리보세라닙이 의미있는 시장 점유가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때문에 공매도 투자자들의 집중 공격 대상이 되기도 했다.
진 대표는 “최근 항암 치료의 대세는 병용요법”이라며 “위암 환자 중 키트루다 단독 요법으로 치료받는 비율은 15%밖에 안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리보세라닙은 세포독성항암제, 면역항암제 등과 병용요법 임상시험을 꾸준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리보세라닙은 FDA 품목허가 이후 간암 등으로 치료질환을 확대할 계획이다.
진 대표는 “과거에 비해 많은 신약이 임상 3상에 진입했다는 점은 우리나라가 제약바이오강국으로 갈 수 있는 중요한 자산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오랜기간 경험을 축적한 글로벌 제약사들과 비교했을 때, 한국 바이오산업은 아직 도전단계인 만큼 기존 기업의 규제를 적용하면 어려움에 봉착할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