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LG, 미래사업에 고심..턴어라운드 발판 찾나

배터리·바이오·OLED·전장 등

핵심 성장동력사업 실적 '암울'

이달 사업보고회 통해 반등 전략 마련

연말 인사로 '뉴LG'청사진 보일듯

LG전자가 최근 호주에서 열린 ‘LG 시그니처 올레드 8K’ 론칭 행사에서 언론을 대상으로 제품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LG전자LG전자가 최근 호주에서 열린 ‘LG 시그니처 올레드 8K’ 론칭 행사에서 언론을 대상으로 제품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LG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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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LG’를 위한 구체적이면서도 확고한 움직임이 보이지 않는다.”

LG그룹 내외부에서 요즘 LG를 보는 시각이다. 구광모 회장이 취임한 지 1년을 훌쩍 넘어섰지만 LG그룹의 미래성장을 위한 ‘뉴LG’의 뚜렷한 청사진이 보이지 않는다는 진단이다.

LG그룹이 올 들어 다소 부진하거나 수익 악화가 예상되는 미래 성장 사업에서 턴어라운드를 노리고 있다. 특히 올해 말 인사에 주요 그룹사 최고경영진(CEO) 교체를 발판으로 취임 1년을 훌쩍 넘긴 구 회장의 경영 색깔을 확연히 드러낼 것으로 관측된다. 재계에서는 이달 사업보고회 이후 ‘뉴LG’가 구체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LG그룹의 신성장동력인 전장을 비롯해 △배터리 △스마트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바이오 등 미래 성장 사업이 예상과 달리 제대로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이들 사업은 LG그룹은 물론 글로벌 기업들도 집중 육성하고 있는 만큼 성과 창출이 어려운 분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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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문별로 살펴보면 전장 부문은 지난 2015년 50억원의 반짝 영업이익 이후 4년째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SA에 따르면 LG전자(066570) 텔레매틱스 글로벌 점유율은 2017년 22.1%에서 올 1·4분기 17.1%로 떨어졌다. 삼성전자(005930)가 차량용 반도체인 ‘엑시노스 오토’와 자회사 ‘하만’과의 시너지를 바탕으로 미래 전장 시장에서 점유율 확대를 꾀하며 달려가고 있는 반면 LG전자는 스마트카 등 핵심 경쟁력이 약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스마트폰 부문 또한 누적적자가 3조원을 돌파하며 수익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그룹의 핵심 성장동력으로 떠오른 배터리 부문은 손익분기점(BEP) 수준의 수익 창출에 그쳐 못내 아쉽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중국의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은 지난해 8월 4.4GWh에서 올해 3.5GWh로 20% 이상 감소하는 등 글로벌 수요가 위축되는 모습이다. SK이노베이션·삼성SDI(006400) 등이 중국 현지 배터리공장 증설을 계획하고 있는데다 폭스바겐을 중심으로 한 유럽 자동차 업체들도 자체적으로 배터리 시장 진출을 저울질하고 있어 공급과잉까지 우려된다. 특히 일본 도요타와 파나소닉이 전기차 배터리의 ‘꿈의 기술’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를 위해 내년에 합작사를 설립할 예정이라 연구개발(R&D)에 대한 투자 부담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LG디스플레이가 중심이 된 OLED 부문은 대형 TV용 제품으로 승부수를 띄울 계획이지만 투자 여력 부족으로 중국 광저우 8.5세대 라인 증설 및 파주 10.5세대 라인 가동 시기가 늦춰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바이오 부문은 3년 전 LG화학과 LG생명과학 간 합병으로 힘을 주고 있지만, 연내 상장을 추진 중인 SK바이오팜 등 경쟁사의 바이오 산업과 달리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는다.

LG 그룹은 이달 21일부터 구 회장이 직접 주재하는 사업보고회를 통해 관련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LG그룹 내부의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전장의 경우 올해 말 수주잔액을 55조원까지 늘려 내년 흑자전환을 노린다. 독일의 특허전문 조사기관 아이플리틱스에 따르면 LG는 자율주행 표준특허 기여 기술을 가장 많이 보유한 만큼 미래 기술에 대한 꾸준한 투자로 승부를 보겠다는 방침이다. 스마트폰은 생산공장의 베트남 이전에 따른 원가 확보와 실용성에 특화된 제품 출시로 점유율 확대를 꾀한다. 전기차 배터리는 올해 말까지 70GWh의 수주잔액을 확보해 유럽 등 선진시장에서 점유율 확대를 꾀한다. LG화학 측은 2018년 3조원 규모인 수주액을 올해 5조원, 내년 10조원으로 늘릴 계획이다. OLED는 대형 OLED TV 패널 생산량을 지난해 290만대에서 내년에는 1,000만대 이상으로 확대하고 TV패널에서 OLED 매출 비중을 올해 8.7%에서 내년 14%로 늘릴 계획이다. 재계 관계자는 “LG화학·LG전자 등에서 인력이탈 이야기가 꾸준히 나오고 있어 인재에 대한 투자 확대가 절실해 보인다”며 “올해 말 인사가 LG그룹의 미래 혁신 의지를 판가름할 수 있는 가늠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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