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가

NIM 2분기째 하락...최대실적에도 못 웃는 은행

연체율 상승 등 건전성 지표 악화

MBS 의무보유기간 3년 확정으로

서민안심전환대출 부담까지 떠안아

4분기 이후 실적하락 위기감 커져




시중은행들이 역대 최고 수준의 실적을 거두고 있지만 기준금리 인하와 경기침체의 여파로 수익성과 건전성 모두 비상등이 켜졌다. 역대급 실적에도 불구하고 은행의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은 2·4분기에 이어 3·4분기에도 하락했다. 정부의 가계부채 규제로 대출 확대도 쉽지 않아 은행권 전체의 수익 창출에 한계가 오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1%대 주택담보대출로 인기를 끌었던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의 주택저당증권(MBS) 부담까지 더해지면서 당장 4·4분기 이후 실적 하락에 대한 위기감도 높아지고 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3·4분기 6,94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두며 신한금융의 업계 수익 1위를 이끌었지만 은행 NIM은 2·4분기보다 5bp 하락한 1.53%를 기록했다. 기업은행은 1.81%로 가장 높은 NIM을 나타냈지만 전 분기보다 8bp나 하락했고, 하나은행도 7bp(1.47%), 국민은행과 농협은행도 각각 3bp(1.67%), 2bp(1.79%)씩 줄었다. 29일 3·4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인 우리은행도 NIM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심지어 수익성과 함께 건전성 지표도 악화하고 있다. 신한은행의 연체율은 지난해 말 0.25%에서 올 상반기 0.31%로, 3·4분기 0.33%로 상승세다. 국민은행도 지난해 말 0.23%, 상반기 0.26%, 3·4분기 0.29%로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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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는 점에서 심각성은 더하다. 이미 2·4분기에도 시중은행 NIM은 모두 하락했다. 한국은행은 이달 기준금리를 내린 데 이어 추가 인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한 차례 더 기준금리가 인하될 경우 9월 기준 1.45%였던 시중은행 NIM은 연말께 1.39%까지 낮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증권가에서는 이달 기준금리 인하를 포함해 내년 한 차례 금리를 더 인하할 경우 연간 NIM은 약 6bp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서민형 안심전환대출 부담을 고스란히 은행이 떠안은 점도 수익성에 치명타다. 안심전환대출은 대출자가 기존에 은행에서 실행한 대출을 안심전환대출로 전환하면 한국주택금융공사가 해당 금액만큼 MBS를 발행하고 이를 은행들이 되사가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은행권은 MBS를 장기보유할 경우 자금운용의 효율성이 떨어져 NIM 하락을 부채질할 것으로 보고 의무보유기간을 1년가량으로 요구했지만 MBS 의무보유기간은 결국 3년으로 정해졌다.

대출자산을 늘려 NIM을 높이는 방법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내년부터 신예대율 적용에 따라 가계대출은 확대하기 어렵고, 기업은 초저금리에 대출보다 회사채 시장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비이자수익을 늘려야 하지만 해외 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DLF) 사태로 상품시장도 빠르게 얼어붙고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양적 팽창에는 성공했지만 내실 면에서는 그렇지 못했다”며 “은행마다 실적 악화를 사실상 전제하고 내년도 경영전략을 쥐어짜고 있다”고 전했다.


송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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