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대학가에 따르면 9월 문을 연 KAIST AI대학원이 4월 실시한 첫 신입생 모집에서 석사과정 22명 선발에 180명이 지원해 경쟁률이 9대1에 달했다. 같은 시기에 개원한 성균관대 AI대학원 석사과정 신입생 모집에도 25명 선발에 192명이 지원해 경쟁률이 8대1에 육박했다. KAIST와 성균관대는 박사과정 선발 정원도 각 10~20명에 불과해 치열한 경쟁이 펼쳐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예산 일부를 지원하는 KAIST와 고려대·성균관대의 AI대학원 연간 정원은 170명가량. 9월 추가로 선정된 포스텍과 광주과학기술원(GIST)까지 포함하면 270명 안팎까지 늘지만 AI 전문가를 꿈꾸는 학생들에게는 여전히 ‘좁은 문’이다. 서울의 한 대학 공대 졸업을 앞둔 송모(25)씨는 “의학전문대학원 진학을 고민하다 AI대학원으로 방향을 틀었는데 경쟁률이 높아 걱정”이라며 “입학 정원을 늘리거나 대학원을 더 많이 신설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대학들이 정원만큼 뽑는 것도 아니다. 지원자의 수학 능력도 고려해야 하지만 장학금 등 예산이 빠듯해 더 뽑고 싶어도 선발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정부는 이들 AI대학원에 5년간 90억원씩 지원한다. 한 AI대학원 관계자는 “4년 뒤에 대학원 재적생이 200명가량 되는데 정부로부터 연간 20억원을 지원받는다고 해도 등록금도 충당 안 되는 수준”이라면서 “기업과의 산학협력을 통해 자체적으로도 재원 마련을 위해 노력하겠지만 정부 지원이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