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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꽂이-위대한 투자의 거장들 시리즈]'그들'이 없었다면 투자 귀재 버핏도 없었다

■롤프 모리엔 지음, 다산북스 펴냄

버핏과 '스승' 벤저민 그레이엄

'소울메이트'인 찰리 멍거 일대기

'담배꽁초 전략' 등 가치투자 통해

위기를 기회로 만든 노하우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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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수십 년 혹은 수백 년 동안 성공적인 길을 걸어온 투자의 귀재들이 있다. 그런데 왜 이미 검증된 투자 전략을 놔두고 새로운 방법을 찾으려 하는가?”

세계적인 투자가 워런 버핏은 투자 대가들의 검증된 전략을 모방하는 것이 결코 흠잡을 일이 아니라고 했다. 모방은 “오히려 어떤 전략이 성공적인지 알고, 이해하고, 그로부터 새로운 전략을 발견해 실천에 옮길 수 있는 기술”이며 “자신의 아이디어만 고집하고 검증된 투자법을 무시하는 사람은 실수를 반복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오랜 시간 전 세계 투자가들에게 영감을 줘 온 버핏의 지혜이자 투자 철학이다.






이러한 그의 조언대로 매년 5월 미국 중서부 네브래스카주 중소도시 오마하에는 전 세계에서 수만 명의 투자자들이 모여든다. 버핏이 회장으로 있는 버크셔 해서웨이의 주주총회 ‘주식 투자자들을 위한 우드스톡’에 참가해 버핏의 투자철학을 공유하고 시장에 대한 그의 견해를 듣기 위해서다. 이미 하나의 축제가 돼버린 버크셔 해서웨이의 주총은 수많은 투자자들의 투자 향방을 좌우하는 자리가 됐다.

버핏에게도 투자가로서 성장하는데 영감을 준 인물들이 있다. 신간 ‘위대한 투자의 거장들’ 시리즈는 버핏과 그의 스승 ‘벤저민 그레이엄’, 소울메이트인 ‘찰리 멍거’의 일대기와 그들의 추구하는 투자전략의 탄생 과정을 다룬다. 스승과 제자, 친구이자 동업자 관계로 얽힌 이들 세사람은 이 시대의 위대한 투자가이면서도 각각의 인생에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존재다.

오마하에서 태어난 버핏은 주식중개업을 하는 부친의 영향을 받아 어려서부터 돈벌이에 집착했다고 한다. 콜라 판매, 폐지 수집, 중고 골프공 판매, 세차장 아르바이트까지 어떤 돈벌이도 마다하지 않았다. 자신이 직접 번 돈으로 11살에 처음 주식투자에 나설 만큼 일찍부터 투자에 눈을 떴다. 버핏이 지금 살고 있는 오마하의 저택은 그가 28살 때 주식투자로 벌어들인 돈으로 산 집이다.

그가 본격적인 투자자의 길을 걷게 된 것은 20세 무렵이다. 이론만 가르친다는 이유로 대학 진학을 포기하려던 그는 자신의 인생을 바꿔놓을 책 한 권을 만나는데, 바로 벤저민 그레이엄의 ‘현명한 투자자’였다. 차트 분석에만 집착하던 버핏은 컬럼비아대학 경영대학원에서 그레이엄을 만난 뒤 비로소 ‘가치투자’의 길로 접어든다. 책은 버핏의 유년시절부터 투자가로 명성을 떨치기까지의 과정과 그의 핵심 투자 전략, 주식을 매입하기 전 체크리스트 등을 소개한다.



그레이엄은 평소 버핏이 “그레이엄은 나에게 아버지와 같은 분”이라고 말했을 정도로 그에게 커다란 영향력을 미친 인물이다. 버핏이 큰 아들 이름을 ‘하워드 그레이엄 버핏’로 지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버핏의 스승’이라 불리는 그레이엄은 ‘안전마진’ ‘내재가치’ 등 주식 투자의 기본으로 여겨지는 여러 개념을 창시한 가치투자의 창시자다. 버핏 외에도 샌디 고츠먼 등 수많은 투자자들이 그의 가르침 밑에서 탄생했다. 그가 쓴 ‘현명한 투자자’는 지금까지도 투자의 바이블로 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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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엄은 자산가치가 있는 기업을 찾아내 수익을 챙기는 ‘담배꽁초 전략’으로 투자하는 주식마다 족족 성공을 거뒀다. 하지만 그의 인생도 순탄치만은 않았다. 젊은 시절 투자실패로 자살을 생각했고, 대공황의 여파로 자산의 70%의 손실을 보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바로 이 시기에 원금을 잃지 않고 수익을 내는 ‘완성형 가치투자’ 전략을 찾아냈다. 위기를 기회로 삼아 역사에 남을 투자전략을 만들어낸 것이다.

그는 이러한 투자성공 노하우를 대학 강의를 통해 많은 사람과 공유했다. 그 중 하나가 버핏이라는 사실만 봐도 왜 그가 성공한 투자가를 넘어 투자자들의 스승으로 불리는지를 알 수 있다. 책은 그의 성공적인 투자로 ‘키티 주식 매입’과 ‘그레이엄-뉴먼 투자사 설립’, 자동차 보험사 ‘가이코의 지분 대량 인수’ 등을 소개하고 있다.



버핏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친 인물로 버핏의 소울메이트이자 버크셔 해서웨이의 부회장인 멍거도 빼놓을 수 없다. 버핏의 측근들은 “찰리 멍거가 없었더라면 지금의 워런 버핏은 없었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멍거의 지혜가 타고난 사업가 버핏을 성장시키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둘의 인연은 20대부터 시작된다. 버핏은 그레이엄의 ‘담배꽁초 전략’을 고수하며 헐값의 주식을 사들이던 시절 멍거를 만나 새로운 투자 전략에 눈을 뜨게 된다. 버핏과 달리 부동산으로 투자를 시작한 멍거는 과감한 투자자로 알려져 있다. 가치 있는 기업에는 웃돈을 줘서라도 투자해야 한다는 바로 ‘보완형 가치투자’ 전략이 탄생하게 된 배경이다. 버핏이 코카콜라, 질레트 같은 우량기업에 투자하게 된 데는 멍거의 영향이 컸다. 버핏은 멍거에 대해 “현존하는 그 어떤 사람보다 더 빠르고 정확하게 거래를 분석하고 평가한다”고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멍거가 운 좋게 버핏을 만나 부자가 됐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책은 멍거가 버핏을 만나지 않았더라도 대단한 인물이 됐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품질 투자 전략’ ‘역투자 전략’ ‘안티 하이테크 전략’ 등 멍거가 버핏와 함께 만든 핵심 투자전략에 대해서도 소개한다.

“투자를 잘하려면 꼭 천재가 될 필요는 없다. 로켓 과학자가 될 필요도 없다. 투자란 IQ 160이 IQ 130인 사람을 이기는 게임이 절대 아니다.” 버핏의 말대로 버핏부터 그레이엄, 멍거까지 투자 거장들의 삶을 통해 성공적인 투자를 위한 영감을 얻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각 1만5,000원.


최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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