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이총리 "정치는 가능성의 예술"…한일 의원에 비스마르크 인용한 이유는

도쿄 한일·일한 의원연맹 합동총회에 축사 보내

"저도 정치인의 한사람..가능성 필사적으로 생각"

한일 난국 타개 위한 한일양국 정치인 역할 강조

"의원으로 일한 기간 의원연맹 동참했던 것 영광"

당복귀설 커지는 가운데 '정치인' 신분 부각 눈길

이낙연 국무총리가 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미세먼지특별대책위원회를 주재하기 위해 특위에 참석하고 있다./연합뉴스이낙연 국무총리가 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미세먼지특별대책위원회를 주재하기 위해 특위에 참석하고 있다./연합뉴스



이낙연 국무총리가 1일 도쿄에서 열린 한일·일한의원연맹 합동총회에 보낸 대독 축사에서 “정치는 가능성의 예술”이라는 프러시아의 ‘철혈재상’ 오토 폰 비스마르크의 명언을 인용했다.

이 총리는 “저도 정치인의 한 사람”이라며 “어려운 문제에 부닥칠 때마다 저는 ‘가능성’을 필사적으로 생각한다. 양국 정부와 의원연맹이 이번에 ‘가능성의 예술’을 함께 창조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기본적으로 양국 정치인들에게 한일 관계 해법 도출에 힘써달라는 당부로 읽히지만 스스로 ‘정치인’이라고 불렀다는 점에 또 한 번 시선이 간다. 이 총리 본인의 거취 문제가 현재 정치권에서 큰 관심사로 떠올라 있기 때문이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지난 달 23일 오후 도쿄 시내 주일 한국대사관에서 제1야당 입헌민주당의 에다노 유키오 대표와 이야기하고 있다./연합뉴스이낙연 국무총리가 지난 달 23일 오후 도쿄 시내 주일 한국대사관에서 제1야당 입헌민주당의 에다노 유키오 대표와 이야기하고 있다./연합뉴스


한일의원연맹(회장 강창일)과 일한의원연맹(회장 누카가 후쿠시로)은 이날 오전 11시 도쿄 일본 중의원회관에서 제42차 합동총회를 열었다. 이 총리의 축사는 한일의원연맹 사회문화위원장인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독했다.

먼저 이 총리는 축사를 통해 지난달 22~24일 방일 결과를 소개하면서 “한일관계도 레이와(令和·나루히토 일왕 연호)의 뜻 그대로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며 발전하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저는 한일관계의 엄중한 상태를 이대로 둘 수 없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며 “외교 당국간 대화를 포함한 여러 분야의 교류가 지속 되기를 희망했다”고 밝혔다.


어려운 문제 있을 땐 ‘가능성’ 필사적으로 생각”



그러면서 이 총리는 비스마르크를 언급했다. 이 총리는 “한일·일한 의원연맹은 정치인들의 모임”이라며 “정치는 가능성의 예술이라고 독일의 철혈재상 비스마르크는 말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그는 “저도 정치인의 한 사람”이라며 “어려운 문제에 부닥칠 때마다 저는 ‘가능성’을 필사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과거 의원 시절 경험도 언급했다. 이 총리는 “국회의원으로 일한 기간 내내 의원연맹에 동참했던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때로는 술잔도 기울이며 우정과 신뢰를 쌓았다. 양국 선배 동지들과 그런 시간을 함께 했던 것을 행복했던 추억으로 간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이 총리의 축사는 징용 배상 문제 등을 놓고 한일 양국 간 대립이 심화한 상황에서 양국 정치권이 가교 역할을 해줄 것을 당부하는 내용이었다. 이 총리가 ‘정치는 가능성의 예술’이라는 비스마르크의 명언을 내세운 것 역시 정치인들의 창의적 의견 제시와 격의 없는 토론을 통해 어렵게 얽힌 양국 관계를 풀 수 있는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는 점을 부각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지난 달 28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의원 및 국무위원들과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이낙연 국무총리가 지난 달 28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의원 및 국무위원들과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


당 복귀설 속 “눈치 없이 오래 머물러 있는 것도…”

하지만 동시에 ‘정치인’이라는 신분을 강조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이 총리는 지난달 28일을 기점으로 직선제 이후 최장기 재임 총리에 올랐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이제 그만 총리직에서 내려와 당으로 복귀하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당 차원의 선거 전략을 짜야 하는 시점이 됐기 때문이다.

이에 이 총리는 지난달 28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 도중 거취 관련 질문을 받은 후 “눈치 없이 오래 머물러있는 것도 흉할 것이고, 제멋대로여서 사달을 일으키는 것도 총리다운 처신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자들에게도 같은 질문을 받은 후 “저의 거취는 저 혼자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조화롭게 하겠다”고 답한 바 있다.


정영현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관련 태그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