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제주 서귀포의 핀크스 골프클럽(파72)에서 계속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SK네트웍스·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총상금 8억원) 3라운드. 2타 차 단독 선두로 맞은 14번홀(파3)에서 최혜진(20·롯데)은 티샷 뒤 실수를 직감한 듯 실망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타구는 오른쪽으로 향했고 그린 옆 벙커에 박혔다. 이른바 ‘프라이드 에그(fried egg)’ 라이. 모래 깊숙이 쏙 박힌 것도 모자라 급격한 오르막 경사까지 겹쳤다. 최혜진은 신중하게 핀과의 거리와 경사를 따진 뒤 두 번째 샷을 했지만 볼은 턱을 넘지 못했고 경사를 따라 쭉 내려갔다. 세 번째 샷은 조금 길어 결국 3온 2퍼트의 더블 보기를 적었다. 안송이와 공동 선두가 됐다.
1타 차 단독 선두로 3라운드를 출발한 최혜진은 한때 4타 차까지 앞서 독주 채비를 갖췄다가 14번홀 불운에 큰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시즌 전관왕을 노리는 ‘국내 넘버원’의 저력은 달랐다. 15번홀(파4)에서 3~4m쯤 되는 버디 퍼트로 다시 1타 차 단독 선두로 나선 뒤 16번홀(파5) 그린 밖에서 퍼터로 버디를 작성, 2타 차 단독 선두로 달아났다. 이날 버디 5개와 보기 1개, 더블 보기 1개로 2타를 줄인 최혜진은 2타 차 여유를 가지고 3일 최종 4라운드에 나선다. 대상(MVP) 포인트와 다승(4승), 평균타수 1위를 달리는 2년 차 최혜진은 이대로 우승까지 달리면 다음 주 시즌 최종전 결과와 관계없이 대상과 다승왕을 확정한다. 지난 시즌 신인상·대상에 이어 2년 연속 다관왕을 차지하는 것이다. 또 우승상금 1억6,000만원을 보태면서 한 주 만에 상금 선두를 되찾는다. 타이틀 싹쓸이에 바짝 다가서는 것이다. 특히 한 시즌 5승 이상은 2016시즌 박성현(7승) 이후 3년 만의 기록이다.
나희원이 10언더파로 2타 차 단독 2위다. 지난주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2라운드 공동 2위에 오르는 등 최근 샷 감이 좋은 나희원은 4년 차에 데뷔 첫 우승에 도전한다. 시즌 3승의 다승 2위인 신인 임희정이 3타를 줄여 9언더파 공동 3위(안송이·김보배)다.
공동 2위로 출발한 박지영은 더블 보기 3개 등으로 5타를 잃어 4언더파 공동 11위까지 내려갔다. 2017년 이 대회 우승자 김혜선도 11위다. 김혜선은 상금랭킹 65위라 다음 시즌 시드(출전권) 유지를 위해서는 이번 대회에서 반드시 상위권에 진입해야 한다.
/서귀포=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