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백브리핑] 칠레서 무산된 기후변화총회…스페인 마드리드 개최 확정

대규모 반정부 시위 사태로 칠레 정부가 유치를 포기한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5)가 스페인의 수도 마드리드에서 개최되는 것이 확정됐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유엔은 이날 COP25 개최 장소를 칠레에서 스페인 마드리드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기간은 당초 예정대로 다음달 2일부터 13일까지 진행된다. 이번 COP25에는 약 2만5,000명이 참석해 파리기후변화협약 실행을 위한 세부사항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이번 COP25는 칠레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잦은 공공요금 인상을 계기로 지난달부터 거센 시위가 일어 18명이 숨지는 등 사태가 격화하자 칠레 정부는 이달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다음달 초 COP25 개최를 모두 포기했다. 이에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대행이 COP25를 마드리드에서 개최하겠다고 제안했고 유엔이 이를 확정한 것이다.


■개막 한달앞 제안 이유는

국제행사 단기 준비가능 과시


‘카탈루냐 시위’에 혼쭐난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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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비판 불식·지지율 반전 노려

스페인의 산체스 정부가 COP25 개막을 불과 한 달 앞두고 자국 개최를 제안한 것은 단기간의 준비로도 대규모 글로벌 행사를 충분히 열 수 있다는 점을 국제사회에 과시하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오는 10일 조기총선을 앞둔 산체스 총리대행이 이번 COP25 개최를 확정해 지지율을 끌어올리려는 뜻도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14일 스페인 대법원이 2017년 카탈루냐 분리독립을 추진한 자치정부 전 지도부 9명에게 최대 13년의 중형을 선고하자 카탈루냐 독립을 요구하는 시위가 격화했다. 이후 산체스 총리대행이 이끄는 정부 여당이 사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했다는 비판이 야권을 중심으로 쏟아져나왔다. 이에 산체스 총리대행이 COP25 개최를 통해 분위기를 반전시키고 국가적 역량을 과시해 이미지 회복을 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 국제행사 유치를 통해 경제적 이득을 누릴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지난해 스페인은 남미축구연맹 ‘코파 리베르타도레스’ 결승전을 개최해 6,130만달러(약 715억원)에 달하는 경제적 효과를 봤다고 엘파이스는 보도했다. 미겔 가리도 마드리드 시청·비즈니스 연합체(CEIM) 회장은 “COP25도 이와 비슷한 경제적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세계 주요 행사인 만큼 직접적인 수익 증가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전희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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