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인조대리석 시장서 듀폰 제친 韓연합군

LG하우시스 글로벌점유율 20%

현대L&C 등 4곳 합쳐 41% 달해

곡선 가공기술·고품질 앞세워

세계적인 건축물 납품 잇따라







모스크바의 대형 공연장인 자르야드예(Zaryadye) 콘서트홀(사진), 중국 상하이 동방명주 타워, 미국 뉴욕 브루클린 박물관, 독일 포르쉐 자동차 전시장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LG하우시스의 인조대리석 브랜드 ‘하이믹스’가 사용됐다. 인조대리석이란 메틸메타아크릴이란 수지에 무기 물질과 안료 등을 혼합해 만든 인테리어 대리석을 말한다. 과거만 해도 주방가구 상판용으로만 인식됐지만, 지금은 뛰어난 내구성과 가공성으로 주거용 및 상업용 공간에 모두 인기다. 이런 내로라하는 건축물에 국내 업체의 인조대리석이 속속 채용될 만큼 총 18억 달러(올 3·4분기 기준, 업계 추정) 규모의 이 시장에서 한국 업체가 선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미국 듀폰을 비롯한 글로벌 화학회사들이 장악했던 인조대리석 시장에서 국내 업체들이 치고 올라오고 있다. LG하우시스의 경우 전 세계 인조 대리석 시장에서 점유율이 20% (올 3·4분기 기준, 업계 추정)에 이른다. LG하우시스는 지난 2005년 일찌감치 최대 시장인 미국에 인조대리석 공장을 세웠다. 아직은 세계 1위 미국의 듀폰 38%에 못 미치지만, ‘한국 연합군’으로 범위를 확장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세계 시장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은 LG하우시스 외에도 롯데첨단소재(9% 점유율), 라이온켐텍(7%), 현대L&C(5%) 등이 있는데, 이들 점유율을 합치면 41%다. ‘거함’ 듀폰을 3%포인트 차로 제친다. 국내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업체가 가격 경쟁력뿐만 아니라 품질이 좋다”며 “특히 동그랗게 곡선으로 가공하는 게 쉽지 않은 기술인데 이 부분이 한국 업체가 가장 낫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설명했다. LG하우시스가 올해 러시아의 자르야드예 콘서트홀을 수주한 것도 다른 소재로는 쉽게 구현해 내기 어려운 대형 곡선을 인조대리석으로 표현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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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국내 기업들은 천연 인조대리석과 유사한 디자인으로 커지고 있는 ‘엔지니어드 스톤’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엔지니어드 스톤은 돌가루가 90%가량 들어간다. 그야말로 천연대리석이라 상대적으로 고가다. 호텔·병원 등 상업용 시설의 각종 안내 데스크, 카운터, 벽면 마감재 등에 폭넓게 이용되는 추세다. 듀폰을 맹추격 중인 인조대리석과 달리 스페인 코센티노, 이스라엘 시저스톤, 미국 캄브리아 등이 ‘3강’으로 꼽힌다. 현재 LG하우시스가 인조대리석 점유율의 절반인 10% 정도로 4위를, 현대L&C가 5위를 달리고 있다. 업계의 한 임원은 “엔지니어드스폰의 시장 규모만 봐도 3조원이 넘는데 북미와 유럽 등 선진시장을 중심으로 성장세가 가파르다”며 “바짝 분발해서 이 시장을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LG하우시스의 경우 최대 격전지 북미 시장에서 공장 증설에 들어가 올 연말 3호 라인을 완공할 예정이다. LG하우시스는 여기에 총 5,000만 달러를 쏟아부었다. 앞서 지난 2016년 하반기에도 2호 라인을 증설해 엔지니어드 스톤 시장에 공을 들여왔다. 현대L&C도 캐나다에 이어 지난 2017년 엔지니어드 스톤 제2 생산라인을 확충했다.

이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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