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총액 550억달러(약 63조6,735억원)에 달하는 미국 최대 약국 체인 기업인 월그린부츠얼라이언스가 비상장 회사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월그린은 미국에서 월그린과 듀안리드, 유럽과 아시아에서는 부츠라는 약국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월그린이 비상장 기업으로의 전환을 추진하기 위해 최근 수개월간 대형 사모펀드들과 차입매수(LBO) 협상을 진행해왔다고 전했다. 차입매수란 인수대상 기업의 자산을 담보로 금융사에서 자금을 빌려 해당 기업을 인수하는 방식이다. 월그린의 주요 주주인 미국 사모펀드 KKR도 협상 중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월그린이 비상장 회사로 전환되면 분기별 실적에 개의치 않고 사업 투자에 나설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월그린의 제안을 받은 다수의 사모펀드는 월그린의 자금조달력을 우려하며 실현 가능성이 불확실하다고 전망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월그린의 부채는 총 168억달러에 달한다.
월그린의 불투명한 사업 전망도 비상장 기업으로 전환하려는 데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마존을 비롯한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약진하면서 월그린은 점포 중심으로 운영되는 사업구조에 타격을 받고 있다. 최근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월그린은 미국과 유럽에서 가장 큰 소매 약국 체인으로 11개국에 1만8,750개 이상의 점포를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월그린은 올해 초 영국과 미국에서 각각 점포 200여곳을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한 시장 전문가는 “의약 공급시장은 끝없는 마진 인하 압박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월그린이 사모펀드와 계약을 체결할 경우 역대 최대 규모의 차입매수 딜이 성사되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이날 월그린 주가는 2.6% 오른 61.21달러에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