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열리는 국제회의니까 성공적으로 개최됐으면 좋겠어요.”
지난 5일 오후 3시쯤 부산 남포동 패션거리. 사람들로 북적이는 번화가에서 마이크와 카메라를 통해 생방송된 시민 인터뷰다. 질문은 오는 25일부터 2일간 부산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대한 시민들의 바람이었다. 거리에 설치된 간이 방송 스튜디오와 이동식 방송 송출기, 그리고 무선 인터넷을 연결한 유튜브를 통해 SNS 생방송이 진행된 것이다.
이날 거리 인터뷰 생방송의 주인공은 와이즈유 영산대학교 방송사진예술학과 방송동아리 ‘와이즈 라이브’ 학생들. 부산 시민들을 대상으로 시사문제에 대한 여론조사를 유튜브 생방송을 통해 길거리 인터뷰로 알아보기 위해 나섰다. 여러 행인이 인터뷰에 나서 방송은 30분간 진행됐고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 “부산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자” “일회에 그치지 말고 다양한 국제회의를 개최해야 된다” 등 시민들의 이야기는 의외로 진지했다.
원고와 시나리오를 미리 준비해 방송에 임한 학생들은 “올 가을부터 부·울·경 지역의 이슈를 찾아 시민들의 여론을 들어보는 방송을 시작해 내년 총선에는 인기 방송콘텐츠로 발전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와이즈 라이브’ 동아리는 오는 12일에는 해운대에서 ‘공수처 설치’나 ‘지소미아 유지’와 같은 좀더 ‘핫’한 문제를 가지고 시민들과 인터뷰할 예정이다. 매월 1회 이상 꾸준하게 지역 이슈 관련 방송콘텐츠를 제작할 계획이다.
요즘 유튜브와 같은 SNS를 통한 방송에 관심이 급증하는 반면에 폭력성과 선정성 그리고 상업성에 치우친 영상들이 문제가 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대학생들이 지역여론을 SNS을 통해 생방송에 나선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동아리를 지도하고 있는 정경열 교수(방송사진예술학과)는 “핸드폰을 이용한 개인방송이 아니라 야외 스튜디오에서 5G를 통한 유튜브 생방송을 이용해 시사문제를 다루는 프로그램 제작은 아마도 세계 최초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부산=조원진기자 bscit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