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 만월대에서 이뤄진 남북공동 발굴조사의 성과가 관람객에게 공개된다. 12년간 남과 북이 함께 작업한 결과를 전시하는 것이지만, 진품은 한 점도 없다.
문화재청은 오는 8일부터 28일까지 전시회 ‘개성 만월대, 열두 해의 발굴’를 열어 개성 만월대 남북공동발굴조사의 성과를 공개한다고 7일 밝혔다.
덕수궁 선원전 터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에는 3차원 스캐닝, 3차원 입체 프린팅, 홀로그램 등으로 재현한 출토품이 공개된다. 평양중앙역사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금속활자 1점과 2015년과 2016년 개성 만월대 발굴조사 현장에서 출토된 금속활자 5점은 3차원 스캐닝을 통해 만들어진 복제품으로 전시된다. 기와와 잡상, 청자접시, 용두 5점은 3차원 입체 프린팅으로 제작돼 전시에 나오며 그 외 44점의 유물도 홀로그램으로 재현돼 관객을 만난다. 이에 대해 문화재청 관계자는 “유물 반출이 불가능해 진품을 전시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남북공동조사단은 지난 2007년부터 2018년까지 총 8차례에 걸쳐 개성 송악산에 위치한 만월대 터 약 25만㎡ 중 서부건축군 3만 3천㎡를 조사했다. 조사를 통해 약 40여 동의 건물터와 금속활자, 청자, 도자기 등 약 1만 7,900여 점의 유물이 발굴됐다. 만월대는 고려황제와 왕조를 상징하는 정궁(正宮)으로 918년 창건되어 1361년 홍건적의 침입으로 소실됐다. 북한국보유적 제122호로 지정되어있으며, 만월대를 포함한 개성역사유적지구는 2013년 제37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올해는 918년 고려 건국 이후 개성을 ‘개경’으로 정도(定都)하고 궁궐 창건을 시작한 지 1100년이 되는 해”라며 “고려 궁성과 황실 문화의 의미를 되새겨볼 수 있어 그 의미가 더욱 특별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