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국민 영웅’ 박항서 감독이 역대 최고 대우로 베트남 축구 대표팀을 3년간 더 지도한다. 현지 축구 팬들은 박 감독의 재계약 소식에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박 감독은 7일 오전(현지시간) 베트남 축구협회에서 이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갖고 베트남 축구 대표팀과 재계약 서류에 서명했다.
계약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박 감독은 지금과 같이 베트남 성인 축구대표팀(A대표팀)과 올림픽대표팀(U-23) 감독을 이끌면서 두 대표팀의 소집 시기가 겹칠 경우 박 감독이 코치진을 구성할 수 있는 옵션이 추가됐다.
이번 재계약과 관련해 박 감독은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으며 베트남과 함께하게 된 것에 대해 감사하고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며 “재계약으로 베트남 국민의 기대 수치가 더 높아질 것이기 때문에 더 많은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박 감독은 그러면서 “재계약을 앞두고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을 때 떠나는 게 좋지 않겠느냐’는 생각도 있었지만, 이번 재계약이 축구 지도자로서 마지막 계약이 될지 모르고 코칭 스태프와 함께하는 게 맞는다고 결정했다”고 재계약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서 박 감독은 “한국과 베트남은 지난 2년간 축구라는 매개체를 통해 서로가 서로를 응원하는 형제와 같은 모습을 보였다”면서 “이런 양국 간 우호증진에 이바지할 수 있어서 기쁘고 앞으로도 한국의 가치를 높이고 양국 간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현재 24만달러(한화 약 2억8,000만원) 수준인 박 감독의 연봉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역대 베트남 감독 가운데 최고 대우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언론들은 박 감독의 연봉이 60만달러(약 6억9,000만원)로 오를 것이란 예상을 내놨다.
한편 박 감독의 재계약 기간은 내년 2월 시작된다. 2년을 기본으로 하고 양측이 협의해 1년을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박 감독이 이끈 베트남 축구는 지난해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준우승을 시작으로 아시안게임 4강 신화와 10년만의 아세안 축구연맹(AFF) 스즈키컵 우승을 달성하는 등 새로운 역사를 써가고 있는 상황이다. 또 지난 1월 있었던 아시안컵에서는 12년만에 8강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