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증시는 박스권 장세가 지속되지만, 삼성그룹 시가총액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10대 그룹 중 삼성을 포함한 SK와 현대차(005380)그룹의 시총만 늘었을 뿐 나머지 7개 그룹은 올해 들어 시총이 쪼그라들었다.
1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삼성그룹 상장사 16개 종목의 시총은 434조 8,730억원으로 연초(1월 2일)보다 68조1,924억원(18.6%) 증가했다. 16개 삼성그룹 계열 상장사 중 시총이 늘어난 종목은 9개였으며 감소한 종목은 7개였다. 삼성전자(005930)가 같은 기간 69조5,480억원(30.06%) 늘었으며 삼성전기(009150)(13.00%), 제일기획(030000)(10.99%)도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반면 삼성화재(000810)와 삼성생명(032830)은 실적 악화로 주가가 하락하면서 시총이 각각 12.08%, 18.15% 줄었다.
SK그룹은 올 초보다 12.05% 증가한 120조9,975억원으로 집계됐다. SK하이닉스(000660)가 44조1,169억원에서 59조6,962억원으로 35.31% 늘어난 반면 석유화학 업황 부진으로 SK케미칼(285130) 시총이 31.34% 감소했다.
현대차그룹 상장사 전체 시총은 86조2,563억원으로 연초보다 9조2,419억원(12.0%) 늘었다. 현대위아(011210)(43.82%), 기아차(29.73%), 현대모비스(012330)(25.96%)의 시총 증가가 뚜렷했으며 현대로템(064350)(-39.81%), 현대제철(004020)(-27.73%), 현대건설(000720)(-19.11%) 등 3개 종목의 감소 폭이 컸다.
LG그룹은 소폭 줄었다. LG그룹 12개 상장사 시총은 지난달 말 79조9,156억원으로 연초(80조8,794억원)보다 1.19% 줄었다. 그룹 시총 순위도 4위로 한 단계 밀려났다. LG이노텍이 44.56%의 증가폭을 기록했지만, LG유플러스(032640)(-25.07%), LG디스플레이(034220)(-23.31%)의 주가 부진이 뼈아팠다.
롯데는 미·중 무역분쟁과 한일 갈등의 영향으로 유통·관광업 부진의 영향을 고스란히 받았다. 롯데그룹 시총은 20조8,391억원으로 연초대비 5조6,879억원(21.44%)이 줄어 5대 그룹 가운데 시총이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이외에도 한화그룹(-24.36%), 신세계그룹(-20.09%), 포스코그룹(-10.45%), GS그룹(-7.75%), 현대중공업그룹(-7.27%)도 시총이 줄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저성장 국면일수록 시장 점유율이 지배적인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의 격차가 벌어지기 마련”이라며 “삼성전자처럼 시장지배력이 확고한 기업이 다수 포진한 그룹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